올 들어 원화가치가 주요국 통화에 대해 일제히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국마다 돈을 풀어 자국 통화가치를 낮추는 동안 원화는 ‘나홀로 강세’였다.

1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원화가치는 올 들어 주요 21개국 통화 가운데 18개국에 대해 강세를 보였다. 미국 달러와 유로화, 일본 엔화 등 대부분 국가의 통화가치가 원화보다 떨어졌다.

올 들어 18일까지 덴마크 크로네 가치는 원화 대비 6.9% 급락했다. 유로화 가치 또한 원화보다 6.7% 하락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경제 회복을 위해 양적 완화 규모를 늘리면서 유로화는 각국 통화 대비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초 기준금리를 내린 스웨덴(-6.4%) 뉴질랜드(-5.7%) 캐나다(-4.3%)의 통화가치도 원화 대비 크게 하락했다. 한은도 지난해 8월과 10월, 올해 3월 기준금리를 내렸다. 하지만 자국 통화가치를 경쟁적으로 낮추는 ‘글로벌 통화 전쟁’의 한가운데에서 원화가치는 상대적 강세를 피하지 못했다.

태국(-2.8%) 말레이시아(-2.7%) 중국(-1.0%) 등 신흥국 통화도 원화보다는 약세였다. 미 달러와 엔화가치도 원화 대비 0.9%씩 뒷걸음질쳤다. 2012년 하반기까지 100엔당 1400원대였던 엔화가치는 지난달 900원대 아래로 떨어졌다. 100엔당 900원 선이 붕괴된 것은 7년 만이었다.

올 들어 원화보다 자국 통화가치가 뛴 국가는 21개국 가운데 스위스(7.0%)와 노르웨이(0.6%) 영국(0.2%) 세 곳에 불과했다. 스위스 프랑은 올초 최저환율제(유로화 대비 스위스 프랑화의 최저환율을 고정하는 제도)를 폐지한 뒤 가치가 이례적으로 뛴 경우다.

홍석찬 대신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최근 미국 경기지표 부진 탓에 글로벌 달러는 약세”라며 “미국의 금리인상 논의 전까지는 원화가 강세를 이어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