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자금 방향 트나] 채권금리 치솟자 증권주 '실신'
채권금리 상승의 직격탄을 맞은 증권주가 일제히 급락했다. 보유채권 평가손실에 거래대금 감소 우려가 겹치면서 가장 큰 타격을 받았다.

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증권업지수는 8.03%(212.44포인트) 급락한 2431.91에 마감했다. 하루 낙폭으론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11월6일(274.43포인트·12.49%) 이후 최대다. 이날 업종지수 중 하락률 3%가 넘는 것이 없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채권금리 급등에 따른 시장의 불안심리가 증권주에 집중됐다고 볼 수 있다.

유가증권시장 하락률 상위 10개 종목 중 6개가 증권주였다. 대우증권이 11.78% 하락한 것을 비롯해 교보증권(-10.46%), KTB투자증권(-9.86%), 유진투자증권(-9.53%), 삼성증권(-9.49%) 등이 10% 안팎 급락했다. 현대증권, 유안타증권, NH투자증권, 메리츠종금증권, 한화투자증권, SK증권 등도 6~7%대 낙폭을 기록했다.

이날 증권주가 ‘난타’당한 것은 올 1분기 증권사 실적개선의 효자 노릇을 했던 증권사 보유채권이 채권금리 급등으로 대규모 평가손실의 ‘부메랑’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됐기 때문이다. 은성민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추가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약해진 상황에서 채권금리가 꾸준히 오르면서 증권사들이 채권평가 손실을 우려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렸다”며 “채권 투자비중이 높은 대형 증권사일수록 타격이 크다”고 했다.

박스권 탈출 이후 살아나던 주식거래에 ‘찬물’이 끼얹어진 점도 증권주엔 부담이다. 지난달 22일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을 합친 하루 거래대금은 약 16조원에 달했지만 6일에는 8조8260억원 수준까지 떨어졌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