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H주 ETF에 자금 계속 유입…중국 국유기업 주가 상승 기대감
전문가 "양적 변화에도 질적 변화는 없다"…신화도 "위험 상존" 경고

중국 증시 과열 불안감에도, 상승장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중국 증시 열기가 경제 펀더멘털로 뒷받침되지 못하기 때문에 위험이 상존한다는 점을 망각해서는 안된다는 경고도 나왔다.

블룸버그가 3일 전한 집계에 의하면 홍콩에 상장된 중국 본토 기업에 투자하는 항성 H주 지수펀드에 지난달 205억 홍콩달러(약 26억 달러)가 유입돼, 최소한 2010년 이후 월간 최대 폭을 기록했다.

이는 전 세계 상장지수펀드(ETF)에서도 3번째로 많은 규모로 분석됐다.

이로써 지난달까지 4개월 사이 약 290억 홍콩달러가 새로 들어와, 전체 규모가 571억 홍콩달러로 불어났다.

4개월 연속 펀드가 불어난 것도 2013년 이후 최장기로 분석됐다.

UBS의 뉴욕 소재 신흥시장 투자책임자(CIO) 호르헤 마리스칼은 블룸버그에 "H주 시장이 확대될 여지가 여전히 있다"면서 "A 주식(중국 내국인만 살 수 있는 주식)과 H 주식 간 가치 차이가 갈수록 좁혀지는 점"도 상기시켰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투자자는 (중국의) 통화 완화가 계속되고, 경제도 갈수록 안정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블룸버그는 MSCI 중국 지수 ETF에도 지난달 12억 홍콩달러가 유입됐다고 전했다.

이는 2001년 홍콩에서 41억 홍콩달러의 H주 펀드가 운용되기 시작하고 나서 최대 규모라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샌프란시스코 소재 찰스 슈왑의 미셸 기블리 국제 리서치 책임자는 블룸버그에 "중국 증시가 단기적으로 너무 빠르고, 과다하게 움직였을지 모른다"면서 그러나 "장기적으로 더 높이 갈 수 있음을 보여주는 초기 단계일지 모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통상적으로 통화 정책 기조가 바뀔 때는 먼저 가치가 오르고, 그다음에 펀더멘털이 따라 간다"고 지적했다.

윌밍턴 트러스트의 클렘 밀러 투자 전략가는 블룸버그에 "중국 인민은행이 국책 은행을 통해 경기 부양을 실행하고 있다"면서 따라서 "H 증시에 상장된 중국 국유기업 주가가 (더) 뛸 것으로 투자자가 기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관영통신 신화도 3일 중국 주가 상승세가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위험도 그대로 있다고 경고했다.

신화는 상하이와 선전 증시 지수가 지난해 5월 이후 각각 119%와 104% 상승했다고 강조했다.

그 기간 주가 수익률도 급등해, 상하이가 10.6에서 22.6으로, 선전은 24에서 49.7로 뛰었다고 덧붙였다.

두 증시의 시가총액도 합쳐서 56조 위안(약 9조 달러)으로, 138% 상승한 것으로 분석했다.

베이징 소재 벤처 캐피털인 제로 21포 그룹의 니정둥 대표는 신화에 중국 증시 열기가 여러 요소의 시너지 효과에 기인한다고 말했다.

즉, 중국 지도부가 2013년 11월부터 본격화한 국유와 금융 부문 개혁과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 그리고 홍콩과 본토 증시 교차 거래 허용 등을 상기시켰다.

또 국무원이 지난 3월 전인대에서 공개한 '인터넷 플러스' 구상도 증시를 부추긴 것으로 분석했다.

민성 증권 리서치의 관칭유 대표는 주택 가격 하락을 계기로 민간 자산이 재배치되는 것과, 공공 여신 위축 탓에 은행 자산 구도가 바뀌는 것도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증시 열기가 "일부 양적 변화를 의미하지만, 질적 변화는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시장 관계자들은 중국 증시에 위험이 상존한다면서, 상승장이 지탱되려면 견고한 실물 경제로 뒷받침돼야 하지만 현실이 그렇지 않은 점을 신화에 경고했다.

(서울연합뉴스) 선재규 기자 jk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