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기업들도 최근 한국 증시 상장에 뜨거운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상대적으로 상장 비용이 저렴한 데다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할 수 있는 만큼 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는 지금이 적기라는 판단에서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한국 증시에 상장하기 위해 국내 증권사와 주관 계약을 맺은 업체는 20곳으로 집계됐다. 김종일 한국거래소 해외기업유치팀장은 “올해 최소 5~6개의 외국 기업이 한국 증시에 입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외국 기업의 상장주관사 계약 체결 건수는 2013년 2곳에서 지난해 10곳으로 증가했고 올해는 4월까지 벌써 8곳이 계약을 맺었다.

지난 15일엔 중국 제약사인 해남신세통제약이 신한금융투자와, 19일엔 중국 주방가구업체 브라이트월드가 유진투자증권과 주관사 계약을 각각 체결하는 등 이달에만 2개 업체가 한국 증권사와 손잡았다. 연초에는 중국 기업인 패션아츠(가구업체) 통얼다케이블(케이블업체) 웨이나화장품(화장품업체)을 비롯해 인도네시아의 레젤홈쇼핑(홈쇼핑업체) 골든체인(코코아 가공), 미국의 PSI인터내셔널(빅데이터업체) 등 다양한 기업이 상장주관사 계약을 체결했다.

한국거래소는 가장 먼저 상장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할 기업으로 중국의 인공운모업체 차이나크리스털을 꼽았다. 영국 콘텐츠업체 콘텐트미디어와 중국 완구 및 애니메이션업체 헝셩 등이 뒤를 이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기일 신한금융투자 IPO(기업공개)부장은 “한국거래소가 증시 활성화를 위해 외국 기업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도 외국 기업들의 한국 증시 입성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거래소는 외국 기업 상장설명회를 이달 인도네시아에서 연 것을 시작으로 향후 미국 태국 싱가포르 베트남 이스라엘 일본 등으로 확대해나갈 예정이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