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잔인한 4월' 대비 전략은?…"실적 눈높이 상향 종목 공략"
국내 증시의 관심이 다음 달 '실적 발표'로 움직이고 있다.

올해 1분기 실적 추정치에 대한 눈높이가 높아지는 업종과 종목을 중심으로 차별화된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다음 달부터는 실적 변수에 따른 업종·종목 선별 전략이 중요해지는 시기라는 것.

이재만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23일 "증시에도 시기별로 이른 바 '계절적 특성'이 나타난다"며 "4월의 계절성은 실적 발표와 이익 추정치의 변화 때문에 나타난다"고 말했다.

이주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 '실적 충격'(어닝 쇼크) 이후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가 서서히 개선되고 있는 등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며 "국내 증시에서 관심은 다음 달부터 시작하는 실적 발표로 초점이 옮겨갈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2월 결산법인 중 연결 기준 1분기 영업이익 평균 추정치(컨센서스)가 연초 대비 가장 크게 상향된 종목은 삼성전기(IT)와 한진해운(산업재) 등이다.

삼성전기는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가 연초 대비 140.72%나 상승했다. 연초에 추정한 1분기 영업이익은 191억원 수준이었지만 현재는 462억원으로 눈높이가 올라갔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갤럭시S6와 관련한 수혜를 받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다.

한진해운과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산업재)은 전체 업종 추정치가 하향됐음에도 개별 실적 눈높이는 올라간 경우다.

한진해운의 추정치는 연초보다 137% 올라간 887억원으로 예상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1분기 눈높이도 각각 76%, 68%씩 올라갔다. 1분기 추정 영업이익은 각각 2148억원, 933억원이다. 여객과 화물량 증가, 유류비 절감 효과 등을 반영해 기대치가 올라간 것.

이주호 연구원은 "미국의 견조한 소비 및 중국 내수시장 확대 그리고 모바일 유통구조 변화 등이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는 운송업종(항공 및 육상)과 생활용품, 의류 등도 관심 대상"이라며 "특히 운송업종은 최근 항공 수송량과 택배 물량 증가와 더불어 유류비 절감 효과로 양호한 성장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생명(금융)과 OCI머티리얼즈·LG디스플레이·솔브레인(IT)·모두투어(경기소비재)·한국항공우주(산업재) 등도 모두 영업이익에 대한 눈높이가 올라간 종목이다.

연초 삼성생명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 195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였으나, 현재는 53% 이상 상향된 2989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OCI머티리얼즈와 LG디스플레이도 영업이익 눈높이가 각각 45%, 42%씩 올라갔다. 솔브레인도 종전 109억원에서 151억원으로 실적 기대치가 샹향됐다.

그러나 동일한 업종 내에서도 종목별로 추정치 변동 편차가 크기 때문에 선택적인 관심이 필요해 보인다.

IT업종 중 삼성SDI(-37.09%)·피에스케이(-57.58%)·기가레인(-36.51%)·덕산하이메탈(-39.03%)·서울반도체(-40.07%) 등에 대한 영업이익 눈높이는 오히려 연초보다 내려갔다.

특히 게임주에 대한 기대치는 크게 꺾였다. NHN엔터테인멘트는 적자전환 할 것으로, 위메이드는 적자폭이 확대될 것으로 증권사들의 추정치가 대폭 하향 조정됐다.

이재만 연구원은 "연초 대비 3월말 영업이익 추정치가 하향 조정된 기업들 중 3월말 주가가 플러스를 기록한 기업들은 (투자대상에서) 피하는 것이 상책"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현재 1분기 연결 영업이익 추정치가 연초 대비 올라간 업종은 유틸리티(종목수 4개)·IT(33)·금융(11)·필수소비재(13) 등 4개다. 유틸리티 업종의 영업이익 추정치는 연초 2조6255억원에서 2조9036억원으로 10.59% 상향 조정됐다.

이어 IT는 7조8488억원에서 8조5432억원으로 8.85%, 금융과 필수소비재는 각각 3.68%, 0.13%씩 올해 1분기 영업이익에 대한 눈높이가 올라갔다.

반대로 에너지·의료·소재 등은 연초 대비 영업이익 추정치가 하향 조정됐다. 에너지의 경우 연초에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 총합이 1조7558억원이었지만 현재는 25.05% 낮아진 1조3160억원으로 추정된다. 의료는 -7.99%, 소재는 -7.00%씩 조정됐다. 이어 통신서비스(-6.59%), 경기소비재(-5.98%), 산업재(-3.71%) 순으로 실적 눈높이가 낮아졌다.

이익 추정치 상향 업종 중 유틸리티 종목은 한국전력·한전KPS·한국가스공사·지역난방공사(이상 유틸리티)다.

IT업종에 포함된 종목은 삼성전기·OCI머티리얼즈·LG디스플레이·솔브레인·삼성전자·엔씨소프트·SK C&C·원익IPS·실리콘웍스·SK하이닉스·컴투스·LG이노텍·원익머트리얼즈·코리아써키트·KH바텍·네패스·삼성에스디에스·파트론·다음카카오·에스에프에이·네이버·오이솔루션·LG전자·심텍·선데이토즈·기가레인·삼성SDI·덕산하이메탈·서울반도체·게임빌·피에스케이·위메이드·NHN엔터테인먼트 등 33개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