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샤켓-장찬 "M&A보다 중요한 건 인수합병 후 통합작업"
‘총자산 2년 만에 세 배 급증, 고정이하여신비율 업계 최저, 적자에서 37억원 흑자전환….’

OSB저축은행(옛 푸른2저축은행)은 지난해 성장성과 건전성, 수익성 ‘세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았다. 2010년 일본금융 그룹 오릭스에 인수된 뒤 저축은행 사태로 절치부심한 지 5년여 만이다.

이 같은 변화는 오릭스가 2013년 올림푸스캐피털 등 글로벌 사모펀드로부터 자금을 유치하고 새로운 경영진을 구축하며 가속화됐다. 구원투수로 영입된 경영진은 킷스 샤켓 OSB저축은행 대표(오른쪽)와 장찬 최고운영책임자(COO·부사장). 샤켓 대표와 장 부사장은 금융권에서 ‘리스크 관리 명콤비’라는 별명이 따라다닌다.

둘은 아메리칸익스프레스 1992년 입사 동기다. 2001년 한국으로 건너와 제일은행에서 리스크 관리업무를 함께했다. 호흡을 맞춘 지 20년이 넘는 셈이다. 당시 전국 지점장 반대를 무릅쓰고 전결금리를 전면 폐지한 게 이들의 대표 작품. 2003년 카드사태가 벌어졌을 때도 은행권에서 제일은행만 신용카드를 발급할 만큼 건전성의 기초를 닦았다.

샤켓 대표는 강한 이사회가 변화의 원동력이라고 말한다. 깐깐하기로 소문난 로버트 코헨 전 제일은행장을 이사회 의장으로 영입하고 법조계, 신용평가업계를 뒤져 전문가 중심의 이사진을 꾸렸다. 그는 “횡령, 배임, 온갖 부실대출로 얼룩진 저축은행 사태로 등돌린 고객의 신뢰를 되찾기 위해선 무엇보다 투명경영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업무에서 임직원의 주관적 판단을 배제한 것도 OSB저축은행의 실적 개선을 이끈 또 다른 배경으로 꼽힌다. OSB저축은행도 지점장 재량으로 금리를 조정해주는 전결금리를 없앴다. 대신 시스템을 정교하게 짰다. 고객 정보를 입력하면 그 자리에서 대출금리와 대출가능 금액을 통계적으로 분석해 산출해주는 ‘모기지 어드바이저’라는 소프트웨어를 개발, 작년에 특허까지 냈다.

정 부사장은 “아는 사람에겐 대출 금리를 싸게 해주는 관행, 실적을 올리기 위해 부실 대출을 늘리는 관행을 원천 차단해야 저축은행 사태를 겪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