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기준 금리를 인하했지만 코스피지수는 10포인트 이상 뒷걸음쳤다. 선물·옵션 동시 만기일을 맞아 프로그램으로만 5600억원 안팎의 매물이 쏟아진 탓이다. 금리 인하 약발이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지수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코스피지수는 12일 전날보다 0.52% 하락한 1,970.59에 장을 마쳤다. 금리 인하 발표 직후 1988.77까지 뛰었던 지수가 장 막판 동시호가 거래시간 직후 한꺼번에 무너져 내렸다. 선물과 현물 가격의 괴리가 커지면서 프로그램 매물이 급증한 탓이다. 달러 강세 국면에서 지수가 더 오르기는 힘들다는 전망이 프로그램 매물 형태로 나타났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그나마 금리 인하 수혜주로 꼽히는 증권, 건설주들이 지수 버팀목 역할을 했다. 키움증권(4.25% 상승), KB금융(4.09%), 현대산업(3.49%) 등이 대표적인 금리 인하 수혜주로 꼽혔다. 증권주는 저금리로 위험자산 투자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에, 건설주는 부동산 시장 활성화 기대감에 주가가 올랐다.

금리 인하 효과가 시차를 두고 지수에 반영될 가능성도 낮게 점쳐졌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금리 인하가 내수 활성화로 연결되기 어려운 환경”이라며 “건설주와 증권주 등 일부 업종 주가가 올라가는 것으로 약발이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채권시장 반응도 뜨뜻미지근했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날보다 0.01%포인트 떨어진 연 1.89%로 마감했다. 금리 인하 결정에도 시장 금리가 큰 폭으로 하락하지 않은 것은 ‘연내 추가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약해졌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송형석/하헌형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