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정재호 "아시아지역 발전소 유틸리티 시장 정조준"
“저성장, 저금리 시대에 안전성과 수익성을 갖춘 적절한 투자 대상이 철도차량 등 인프라와 발전소입니다. 특히 동남아 등 아시아 시장에서 기회를 엿볼 필요가 있습니다.”

정재호 유진PE 대표(사진)는 지난해까지 국내 투자업계의 대표적인 큰손으로 통하는 새마을금고중앙회 최고투자책임자(CIO)였다. 40조원 안팎의 자금 운용을 맡아 국내외 투자 시장을 주무르던 그가 새마을금고를 나와 택한 곳은 사모펀드(PEF) 업계였다. 유진투자증권에서 독립한 유진PE는 정 대표에게 지휘봉을 맡기고 새마을금고 구조화팀장 출신 최명규 상무와 네오플러스 구조조정 투자 담당이던 정기성 이사를 영입하며 진용을 갖췄다.

정 대표는 “이달 중 법인 설립과 펀드 등록을 마치고 투자에 나설 것”이라며 “이미 해외 합성천연가스(SNG)플랜트 등 투자 건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투자업계에서 발전, 유틸리티 분야 최고 전문가로 꼽힌다. 1999년 굿모닝신한증권(현 신한금융투자) M&A 부장 시절 한국전력 민영화 실무작업을 주도했다. 또 한전기술과 한전산업개발을 매각하고 KTF와 KT아이컴의 합병을 맡는 등 한국전력, KT의 자회사 관련 거래를 수행했다. 새마을금고 CIO로 재직할 당시 한진해운 현대상선 대한광통신 등 인프라, 유틸리티 분야 기업 투자에 강점을 발휘했다.

정 대표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아시아 지역의 철도차량, 대체에너지, 발전소 등을 1차 타깃으로 정했다. 그는 “1000억원 정도 외부 출자를 받아 실탄을 확보한 상황”이라며 “안정적 수익구조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매물을 집중적으로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서도 철도 차량 관련업체들을 눈여겨보고 있다고 전했다.

유진PE는 이미 한 차례 투자 성과를 내며 자신감을 얻었다. 지난해 하반기 태광실업이 PEF를 만들어 한국발전기술을 인수할 때 480억원을 출자했다. 유진PE가 운용사 등록이 안 된 상황이라 출자자(LP) 자격으로 자금을 댔지만 연평균 17%의 수익이 기대된다는 게 정 대표의 설명이다.

국내 PEF 산업의 외형은 계속 확대될 것으로 그는 내다봤다. 1980년대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PEF 업계로 자금이 흘러들었던 미국과 최근 한국의 상황이 비슷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그만큼 우량 투자 건을 놓고 PEF 간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며 “공개 경쟁에 나서기보다는 발전 가능성이 높은, 숨은 중견 기업을 발굴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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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