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리테일, "자산가치 증가" vs "인수비용 큰 부담" 팽팽
GS리테일이 반등에 성공했다. 파르나스호텔 인수 소식이 ‘승자의 저주’ 우려를 낳으면서 하한가까지 급락했던 지난주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편의점과 마트 등 기존 주력 사업과의 시너지에 물음표가 찍혔다는 부정적 평가와 사업 다각화를 통한 성장 발판을 마련했다는 기대감이 시장에서 팽팽하게 맞섰다. 전문가들의 전망도 새 먹거리에 대한 기대와 재무 부담에 따른 우려로 엇갈렸다.

○본업 무관 ‘짐’ 떠안아

23일 GS리테일은 0.99% 오른 2만5500원에 장을 마쳤다. GS건설이 보유한 파르나스호텔 지분 67.56%에 대한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고 공시한 지난 17일 하한가까지 떨어진 뒤 일단 하락세는 멈췄다. 파르나스호텔 매각으로 유동성을 확보하게 된 GS건설도 이날 3.37% 상승했다.

그러나 인수 자금 마련 부담과 연결 이익 감소 우려로 GS리테일의 단기적인 주가 하락은 피하기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남옥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본업인 편의점 사업과 시너지 효과가 크지 않은 곳에 투자를 결정했다”며 “당분간은 파르나스호텔에서 발생하는 이익이 이자비용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파르나스호텔의 지난해 3분기 기준 누적 순손실은 9억원이다.
GS리테일, "자산가치 증가" vs "인수비용 큰 부담" 팽팽
파르나스호텔 지분 인수가는 약 7500억원으로 추정된다. 양지혜 KB투자증권 연구원은 “GS리테일의 지난해 3분기 말 연결 기준 현금성자산은 4305억원으로 인수가 확정되면 예상되는 이자 비용만 연간 120억원에서 200억원가량”이라며 “지배구조 이슈에 민감한 외국인 투자자들이 먼저 매도에 나섰다”고 말했다. 외국인 투자자는 지난 17일 GS리테일을 476억원어치 내다 판 데 이어 23일에도 225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외국인의 대규모 ‘팔자’ 행진이 담뱃값 인상 전 수요 증가로 인한 편의점 실적 개선으로 지난 12일 최근 1년 내 신고가(2만9800원)까지 치솟은 주가에 제동을 걸었다.

김태홍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파르나스호텔을 인수하면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는 편의점 부문에 대한 투자 여력이 분산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성장성, 부동산 가치 높아

대규모 투자인 만큼 중장기적 관점에서 평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파르나스호텔의 이익 성장성과 더불어 현대차의 한국전력 땅 개발로 인한 부동산 가치 상승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영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엑스몰과 호텔 리뉴얼 등으로 지난 2년간 이익이 부진했지만 한전 부지 개발과 중국 관광객 증가 등으로 유동인구가 늘어 향후 영업이익 증가 폭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파르나스호텔은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과 인터컨티넨탈호텔, 파르나스몰 등을 보유하고 있다.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 그랜드볼룸 터엔 2400억원가량을 들여 파르나스타워 신축 공사를 하고 있다.

김기영 SK증권 연구원은 “내년 8월 6성급 호텔과 오피스동 등으로 구성된 파르나스타워가 문을 연다”며 “고가에서 중저가에 이르는 호텔체인이 완성되면 사업 다변화에 긍정적이고 인근 상권 변화에 따른 자산가치 증가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