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전용 주식시장인 코넥스시장에서 종목별 양극화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코스닥시장 이전 상장을 앞둔 일부 소수 종목에만 거래가 집중된 탓이다. 최근엔 거래 부진에 시달리던 상장사가 코넥스시장 개장 이래 처음으로 자진 상장폐지를 결정하기도 했다.

○올해 거래 전무 종목 10개

코넥스, 올해 1株도 거래 안된 곳 10곳…첫 자진 상장폐지 기업까지
새해 들어 코넥스시장에서 거래가 소수 종목에 집중되는 쏠림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코넥스시장 거래량 1위 종목인 신약개발 업체 아이진은 이달에만 32만9945주가 거래됐다. 거래대금은 28억원에 달했다.

올해 코넥스시장 전체 거래량의 19%를 차지했다. 기술성 평가 등을 통한 코스닥시장 진입 가능성을 시장이 높게 평가한 것이다. 2위를 차지한 스탠다드펌은 거래량 30만3562주, 거래대금 19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총 71개 상장사 중 올해 단 한 주도 거래되지 않은 종목은 힘스인터내셔널, 그린플러스 등 10개에 달했다. 거래가 체결된 종목 중 거래량이 100주에도 못 미치는 종목은 리드(2주 거래), 에스에이티이엔지(3주) 등 8개였다.

코넥스시장의 거래 쏠림 현상은 전체 상장사 중 거래종목 비율인 거래형성률을 통해서도 확인된다. 2013년 49.6%에 달했던 거래형성률은 작년 1분기 33.4%로 떨어졌고, 작년 4분기엔 29.7%로 30%대 아래로까지 밀렸다. 상장사 10개중 7개는 분기 동안 거래가 이뤄지지 못한 셈이다.

거래 부진 탓에 2013년 7월 개장 이후 처음으로 자진 상장폐지하는 기업까지 등장했다. 상장기업은 유상증자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거나 주가 상승으로 기업 가치를 높일 수 있어야 하는데 거래가 거의 없는 상황에선 상장 실익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2013년 8월14일 상장한 시각장애 보조기기 업체 힘스인터내셔널은 “상장을 유지할 이유가 없다”며 지난 26일 자진 상장폐지를 결정했다.

○“예탁금 규제 완화 절실”

코넥스시장에서 거래 부진에 따른 자진 상장폐지 업체까지 등장하자 우려가 커지고 있다. 코스닥시장 이전 상장을 목표로 한 기업들에 대한 기관투자가 중심 시장이란 특성상 거래량이 많을 수 없지만 특정 종목으로의 거래 쏠림 현상이 심각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거래 활성화를 위해선 기관뿐 아니라 개인투자자들이 적극적으로 시장에 참가할 수 있도록 해 다양한 종목의 거래를 유도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현재 개인투자자는 예탁금을 3억원 이상 보유하고 있는 경우에 한해서만 코넥스시장에 투자할 수 있다.

한국거래소 코넥스시장부 관계자는 “최근 금융위원회에서 예탁금 규제 완화 문제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양극화 현상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