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 고용지표 호조에도 하락 … JP모건 등 4분기 실적발표 돌입
미국 뉴욕증시 3대 지수(다우존스·S&P·나스닥)가 9일(현지시간) 양호한 고용지표에도 불구하고 일제히 하락했다. 평균 근로소득 감소에 따른 소비 둔화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는 분석이다.

이번 주(1월 12~16일) 미국 증시는 4분기 실적시즌에 돌입한다. 미국 최대 알루미늄 생산업체인 알코아(12일)를 시작으로 JP모건·웰스파고(14일), 뱅크 오브 아메리카·씨티그룹(15일), 골드만삭스(16일) 등 대형 금융주들이 잇따라 실적을 발표한다.

9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170.50포인트(0.95%) 떨어진 1만7737.37로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7.33포인트(0.84%) 내린 2044.81로, 나스닥종합지수도 32.12포인트(0.68%) 떨어진 4704.07로 하락했다.

이날 개장에 앞서 지난해 12월 실업률이 발표됐다. 2008년 6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미 노동부는 12월 실업률이 전달 대비 0.2%포인트 낮아진 5.6%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다만 시장 컨센서스(기대치)인 5.7%에 못 미쳤다.

12월 비농업 부문 일자리도 25만2000개 늘어났다. 11개월 연속 20만 개를 웃돌았다. 증시전문가들은 노동시장의 지속적인 개선 징후로 평가했다.

반면 시간당 평균 근로소득은 5센트(0.2%) 떨어진 24.57달러로 나타났다. 소득 감소는 소비 둔화 가능성이 제기될 수 있는 징후여서 고용시장이 낙관적이지만 않다는 것을 뜻한다.

최근 하락세가 주춤했던 국제 유가도 다시 떨어져 투자심리를 냉각시킨 것으로 분석됐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이날 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원유(WTI)는 전날보다 0.88% 내린 배럴당 48.36달러로 마감됐다.

그리스와 러시아에 이어 대외 악재도 이어졌다. 프랑스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 테러사건 후 '테러공포'가 되살아났다. 프랑스 파리 안팎에서 벌어진 2건의 인질극은 실시간으로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 증시는 이번 주 실적시즌을 맞이한다. 기업들의 성적표가 주가 향방에 적잖은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주 3대 지수 동반 하락으로 인해 시장참여자들의 주가 전망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12월 고용 동향이 나쁘지 않았는데도 주가가 크게 떨어진 것이 불안심리를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됐다.

연초부터 이어진 유럽 경제에 대한 불안감과 국제유가 급락으로 에너지 업종 실적 전망에 부정적인 암운이 드리운 것도 주가 하락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알루미늄 업체 알코아를 시작으로 JP모건체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 인텔 등이 실적을 발표한다. 시장에선 주요 기업들의 주당 순이익이 2% 늘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의 2014년 12월 소매판매, 소비자물가, 산업생산 지표가 잇따라 이번 주 발표를 앞두고 있다. 12개 지역 연방준비은행의 경제 평가를 바탕으로 한 베이지북도 14일 공개된다.

불확실성이 높아진 뉴욕 증시는 이번 주 내내 경제지표와 기업실적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일희일비' 장세를 펼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한경닷컴 증권금융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