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 비트코인 수혜株라더니…관련 기업들 사업 속속 중단

1년 전 '차세대 화폐'로까지 평가 받으며 국내 증시에 '광풍'을 몰고 왔던 비트코인 관련 기업들이 현재 사업을 중단하거나 시작도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비트코인 테마주(株)로 묶이며 연일 급등했던 주가도 대부분 제자리로 돌아왔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비트코인 아시아' 지분을 확보하며 관련 사업 진출을 선언했던 라이브플렉스(6,060 +2.89%)는 이미 내부적으로 더이상 비트코인 사업을 진행하지 않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텐트 제조와 온라인 게임 사업 등을 진행하고 있는 이 회사는 지난해 1월 사업 다각화 차원에서 비트코인 회사 유상증자에 참여해 관련 사업을 타진하던 상태였다. 모바일 게임 사업을 진행해 오며 서버구축, 결제시스템 등 비트코인 사업에 필요한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라이브플렉스 관계자는 "비트캐시와 비트페이 등 국내에서 비트코인 사업이 전혀 활성화되지 않고 있는 상태인 데다가 사용자도 거의 없어 사업을 더이상 진행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이라며 "향후에도 진행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비트코인 관련 사업을 멈춘 상태에서 온라인 등 활성화 여부를 지켜봤지만 진척 상황이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며 "일본 최대 비트코인 거래소가 문을 닫는 등 대외적인 상황이 좋지 않은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비트코인 아시아는 우리나라를 비롯 아시아 전역에 비트코인 전용 인출기(ATM) 설치 등을 추진했던 회사로 국내 ATM 도입과 온라인 상의 거래 시스템 개발 등을 라이브플렉스와 협업하기로 계획을 세운 바 있다.

하지만 지난해 2월 세계 최대 비트코인 거래소였던 마운트곡스가 해킹으로 85만 비트코인을 도둑 맞고 거래소를 폐쇄했다가 급기야 파산에 이르면서 사업에 차질을 빚었다.

반면 아예 사업을 시작하지도 못하고 있는 기업도 있다. 2013년 비트코인이 전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으며 관련 사업을 준비했지만 비트코인 열기가 식으며 관련 사업이 '영구 대기' 상태로 있는 것.

정보보안시스템 업체인 SGA(1,405 +6.04%)는 지난해 이미 비트코인 전용서버 보안 솔루션을 출시했지만 이와 관련된 매출이 전혀 발생하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된 수요가 없어서다.

SGA 관계자는 "지난해 이미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비트코인 전용서버에 대한 보안 솔루션을 개발했지만 아직 영업도 시작 못했다"며 "비트코인 거래가 활성화 되지 않고 있어서 전용서버 보안에 대한 수요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불과 1년 전 비트코인 테마주에 엮이며 연일 급등세를 탔던 관련 기업들의 주가도 대부분 제자리를 찾았다.

비트코인 채굴기 현장 프로그래머블 게이트 어레이(FPGA) 카드의 세계점유율 1위 자일링스의 국내 판매처인 매커스(6,760 +0.90%)는 비트코인 관련주로 묶이며 주가가 급등했지만 현재 지난해 연초 주가로 돌아왔다. 라이브플렉스를 비롯해 서버보안 업체인 한일네트웍스(6,720 +0.15%), 이트론(748 -0.27%) 등은 오히려 지난해 주가가 연초 대비 하락했다.

비트코인 채굴테마 관련업체 관계자는 "독일, 영국 등 비트코인에 과세를 해 사실상 통화로 인정한 나라와 달리 국내에서는 한국은행이 '부정적' 의사를 표시하는 등 활성화되기 쉽지 않은 환경"이라며 "일부 비트코인이 지하경제에 악용되면서 투자심리도 한풀 꺾였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노정동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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