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2015년 '상저하고(上低下高)' 흐름을 보일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한국은행의 통화완화 정책 효과가 내년 하반기 본격화될 것이란 분석이다.

현대증권은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에서 '2015년 증시 전망' 간담회를 열고 "정책 시차를 감안하면 의미 있는 경기 개선세는 내년 하반기에 나타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코스피지수 예상밴드는 1850~2150포인트로 제시했다.

이상화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경기회복에 집중했다. 미국 경기회복 초기에는 한국 경기와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최근 미국 경제는 셰일 에너지 혁명으로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미국의 셰일가스 생산이 증가하면서 천연가스 가격과 국제 유가가 하락했다. 사회적 비용이 줄어들면서 미국의 경제 회복을 돕고 있다. 실제 미국의 지난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수정치는 연율 3.9%로 전문가 예상치 3.3%와 당초 발표된 속보치 3.5%를 웃돌았다.

이 연구원은 "한국의 경제성장률과 증시는 모두 미국 경기회복 초기에 보완효과보다는 대체효과, 즉 수혜보다 피해가 컸다"며 "1991년과 1996년 미국 경제성장률이 개선될 때 한국 경제성장률은 둔화된 경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당시 뉴욕 증시는 연 20% 넘게 급등했지만 한국 증시는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며 "내년 상반기까지 이같은 상황이 나타날 수 있지만 하반기에는 기준금리 인하와 재정확대 효과로 회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내년 본격적인 저성장기에 진입하면서 '고위험 고수익' 상품보다 '중위험 중수익' 상품을 선호하는 현상이 부각될 것으로 예상했다.

유망 업종으로는 정보기술(IT)과 헬스케어, 증권 등 정책수혜주를 꼽았다. 저금리로 배당 성장주에 대한 관심도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미국 경기호조의 대표적인 수혜주가 IT업종"이라며 "이외에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면서 헬스케어주가 부상하고, 증시 활성화 대책 등으로 증권주가 부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한국과 비슷한 흐름을 보인 일본의 경우 1993~1996년 경기회복기에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 고배당지수가 안정적인 수익률을 이어갔다"며 "금리인하 트렌드 감안 시 저금리에 따른 배당 매력이 부각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ali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