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주사' 맞은 코넥스, 거래량 뛰었지만 갈 길 멀다
중소기업 전용 주식시장 ‘코넥스’의 거래가 올 하반기 들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상장기업 수도 1년여 만에 세 배가량 늘어나는 등 개장(작년 7월) 이후 침체에 빠졌던 시장 분위기가 빠른 속도로 호전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코넥스시장은 작년 7월 개설 후 올 상반기까지 거래대금이 하루 평균 2억6000만원대에 불과했다. 그러나 3분기부터는 4억5000만원으로 늘어났다. 지난달(2억9000만원)엔 일시적으로 주춤했지만 이달 들어선 21일까지 하루 평균 7억9000만원으로 급증했다. 하루 평균 거래량도 상반기 3만~4만주에서 3분기엔 5만9000주를 기록했다. 이달엔 6만9000주로 뛰었다. 상장사 수도 늘었다.

시장에 활기가 돌기 시작한 것은 코넥스 활성화를 위한 조치들이 잇따라 실시되면서부터다. 지난 6월 말 코스닥시장으로 이전할 수 있는 요건(매출 200억원 이상→100억원 이상)을 크게 완화한 신속이전상장제가 도입됐다. 이에 따라 아진엑스텍 등 세 기업이 코스닥으로 옮겨갔다. 여기에 지난 17일 단주거래(100주 단위로 거래 제한→1주 단위 거래 가능)가 허용되고 시간외대량매매제도 도입되면서 거래량이 급증했다.

하지만 내실을 다지기 위해선 예탁금 규제 완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현재 개인투자자는 예탁금을 3억원 이상 보유하고 있는 경우에만 코넥스시장에 투자할 수 있다. 창업 초기 중소기업이 많아 위험성이 높은 만큼, 손실을 감내할 여력이 있는 투자자로 제한하기 위한 것이다. 종목별로 거래량 편차가 지나치게 심화되고 있는 것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현재 코넥스 종목 가운데 하루 평균 거래대금이 100만원 이하인 종목은 20여개에 달한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