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30일 NH농협증권과의 합병을 앞두고 있는 우리투자증권이 '복합점포' 도입에 따른 최대 수혜주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NH금융지주로 편입되면 유일한 은행계열 상장 증권사가 되는 것이어서 다른 증권사보다 복합점포를 통해 얻는 시너지 효과가 클 것이기 때문이다.

복합점포에 이어 2016년께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가 본격 시행되면 은행계열 증권사에 더욱 유리한 환경이 조성된다는 점도 주목할만 하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내년 1분기부터 은행·증권 상담과 상품가입을 한곳에서 할 수 있는 복합점포가 생긴다.

현재는 다른 업권 점포간 상담공간을 공동으로 사용할 수는 있지만 물리적으로는 벽이나 칸막이, 개별 출입문 등으로 구분돼 있다.

하지만 복합점포에서는 은행·증권 직원이 고객이 가입한 기존 금융상품과 재무상태 등을 고려해 종합적인 포트폴리오를 제시할 수 있다.

내년 1분기 은행과 증권 간 복합점포가 우선 시작되고 보험 등 다른 업권은 추후 단계적으로 도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증시 전문가들은 NH농협증권과 합쳐지는 우리투자증권이 복합점포 도입의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고 있다.

원재웅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우리투자증권은 신한지주 사례를 참고하고 있지만 좀 다르다"며 "은행 중심으로의 시너지 확대보다는 증권 중심으로 시너지가 커질 가능성이 높다"며 "NH지주역시 우리투자증권을 통해 NH농협의 자산운용수익률 향상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런만큼 향후 지점 통합 역시 우리투자증권이 가진 역량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증권 지점 중심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는 게 원 연구원의 분석이다.

우리투자증권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그림이 나온건 없다"면서도 "은행 금리가 낮은데다 상품 구성 면에서도 증권사가 좀더 다양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증권 쪽에 무게가 실리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원 연구원은 또 우리투자증권과 NH농협증권 합병 이후 NH지주와의 협력이 본격화될 것이란 데 주목했다.

그동안 NH농협증권과 NH지주 간의 시너지가 본격화되지 않았던 건 임종룡 회장 이전까지는 이에 대한 논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지역농협의 소매채권 매매가 감소했기 때문이라는 것.

그러나 "앞으로 우리투자증권의 네트워크와 자산관리 역량으로 NH농협증권이 감당하지 못한 지역까지 맡을 수 있게 됐다"며 "상품도 다양해져 지역농협과 NH금융계열사에 다양한 상품을 판매할 수 있을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한정태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NH농협 고객들에게 우리투자증권의 자산관리와 상품을 제공하게 되면 시너지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2016년 도입될 것으로 예상되는 ISA는 우리투자증권과 같은 은행계열 복합점포에 날개를 달아줄 것이란 분석이다.

ISA는 한 계좌에 은행, 보험, 증권 상품을 통합적으로 관리해 세제혜택을 받는 제도. ISA 도입 목적은 노후대비와 중산층 자산형성으로 예금이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광범위한 네트워크와 막강한 채널을 가진 은행이 1차 수혜를 보고 은행계열 증권사도 긍정적 영향을 받을 것이란 게 중론이다.

원 연구원은 "우리투자증권은 복합점포와 ISA 측면에서도 증권, 생보, 손보, 은행의 모든 원스톱 시스템이 가능하다"며 "유일한 은행계열 상장 증권사이자 국내 1위 자기자본 규모를 가진 증권사로서 주가 프리미엄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투자증권은 다음 달 30일을 기준으로 NH농협증권과 합병, 자산 38조9000억원 자기자본 4조3000억원의 국내 1위 증권사로 거듭난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