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N '10형제' 누구와 함께 갈까요
오는 17일 국내에도 상장지수증권(ETN) 시장이 열린다. ETN은 상장지수펀드(ETF)처럼 기초지수의 등락에 따라 가격이 결정되며 주식처럼 장중에 사고팔 수 있는 투자상품이다.

현재 증권사 여섯 곳이 ETN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신한금융투자, 우리투자증권은 투자 위험(리스크)이 비교적 크지만 코스피200지수 대비 많은 초과 수익을 거둘 수 있는 ETN을 출시할 예정이다.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현대증권, KDB대우증권은 안정성에 초점을 맞춘 ETN을 준비 중이다.

◆환율·주식에 동시 투자해 이익 극대화

ETN '10형제' 누구와 함께 갈까요
상장 예정인 ETN 10종 중 3종은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코스피200지수 등락률보다 훨씬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는 투자자에 적합한 상품이다.

신한금융투자는 코스피200지수와 달러에 투자하는 효과가 있는 ETN 2종을 준비하고 있다. ‘K200 USD 선물 바이셀’은 코스피200선물 매수·미국달러선물 매도 효과가 있는 상품이다. 코스피200지수가 오를수록, 원·달러 환율이 떨어질수록 수익이 커진다. 외국인 자금 유입으로 환율 약세, 주식 강세가 진행될 때 수익이 극대화되는 셈이다. 반대의 경우엔 손실이 커진다.

우리투자증권은 직전 12월 선물만기일 대비 주가가 20% 이상 하락하지 않은 시가총액 상위 3% 이내 대형주 중에서 변동성 상위 10종목을 추려 만든 ‘빅 볼(Big Vol)’ ETN을 내놓을 계획이다.

◆선물·옵션 활용…이해하고 투자해야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상품도 있다. 현대증권은 코스피200주식에 투자하면서 채권투자나 롱쇼트전략을 통해 1%포인트 내외의 추가 수익을 낼 수 있는 ‘able 코스피200선물플러스’와 ‘able 퀀트비중조절’을 상장한다. KDB대우증권은 변동성이 작은 안정적인 주식들로 구성된 ‘로우볼’ ETN을 밀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하락장에선 손실을 줄이고 박스권에 있을 때 수익을 낼 수 있는 ETN을 개발했다. 코스피200 선물매수·콜옵션매도(특정 지수대에 살 수 있는 권리를 ‘프리미엄’을 받고 상대방에게 파는 전략) 포지션을 기초지수로 만든 ‘코스피 선물매수 콜매도’ ETN이다. 지수가 하락할 때나 박스권에 있을 때, 콜옵션 매수자의 권리 포기로 콜옵션매도 포지션이 프리미엄을 고스란히 챙기는 데 주목한 상품이다. 그러나 상승장에선 콜옵션매도에서 손실이 나기 때문에 선물에만 투자할 때보다 수익이 적다. 이 밖에 삼성증권은 유럽 25~100개 배당주에 투자하는 효과가 있는 ‘Perfex 유럽 고배당 주식’ ETN을 내놓는다. 세전 수수료가 연 0.9%로 연 1.6~2.1% 정도인 유럽배당펀드보다 저렴하다.

ETN의 거래 방법은 주식, ETF와 같다. 증권거래세는 면제된다. 현금 분배금과 매매차익엔 배당소득세 15.4%가 부과된다. 그러나 국내 지수를 기초지수로 하는 ETN의 경우엔 환매 대신 ‘장내 매도’하면 배당소득세가 면제된다. 이용국 한국거래소 증권상품시장부장은 “자주 매매하면 수수료 때문에 투자수익률이 기초지수 상승률보다 낮아질 수 있다”며 “기초지수 하락 시엔 손실이 나기 때문에 수익구조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인 상품”이라고 말했다.

■ ETN

Exchange Traded Note. 상장지수증권. 기초지수 변동과 수익률이 연동되는 파생결합증권이다. 거래소에 상장돼 주식처럼 거래된다. 상장지수펀드(ETF)와 비슷하지만 발행 주체가 자산운용사가 아닌 증권사며, 만기가 있다는 점이 다르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