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사상 첫 3분기 연속 '1조클럽' 입성할까
"SK하이닉스가 창사 이래 가장 높은 위치에 올라섰다."

박성욱 SK하이닉스 대표가 이달 10일 창립 31주년을 맞아 사내 인트라넷에 올린 말이다.

오는 23일 3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박 대표의 말을 숫자로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3분기 실적 전망은 온통 '장밋빛'이다.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창사 이후 처음으로 3분기 연속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할 것이란 분석이 대세다.

이에 따라 올해 연간 영업이익 역시 창사 이래 첫 '영업이익 4조원 시대'를 열 것으로 예상됐다. 내년 영업이익은 5조원 중반대가 될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SK하이닉스 '전성기' 누가 열었나 보니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의 SK하이닉스 3분기 실적 전망치 평균은 매출액 4조2011억원, 영업이익 1조2748억원이다. 한 달 전에 비해 각각 0.36%, 2.21% 증가한 수치다.

SK하이닉스의 최근 5분기 평균 영업이익률은 27.2%로 집계됐다. 매출 1조원당 2700억원 이상 벌었다는 뜻이다.

주력 생산품인 PC용 D램 판매량 증가가 실적을 견인했다. SK하이닉스는 전체 매출액의 80% 이상이 D램이다.

정보기술(IT)업계에선 지난해부터 전세계 PC 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 흐름은 예상을 빗나갔다. 신규 PC 수요가 증가했고, 거래 가격은 단기간 치솟았다.

김영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초 마이크로소프트(MS)사의 윈도우X운영체제(OS) 지원 종료로 신규 교체 수요가 발생했고, 아이폰6와 6플러스 출시 효과로 메모리 수요 호조가 지속됐다"고 설명했다.

◆4분기에도 "좋다"

4분기에도 장밋빛은 바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 IT기기 제조사들의 모바일 D램 수요가 증가하고 있고, PC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기업들도 장기 공급계약을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는 상반기에는 PC·서버용, 하반기에는 모바일 D램 양산량을 상대적으로 늘리고 있다. 업황에 맞춰 D램 생산 포트폴리오를 조절하는 것이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PC OEM 기업들은 비수기에도 장기 공급 계약을 늘려가는 등 산업의 수급을 재평가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업계 안팎에선 SK하이닉스 D램 매출이 삼성전자가 평택 산업단지에 조성할 15조6000억원 규모의 신규라인 활용에 따라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삼성전자가 이곳에서 D램을 증산할 경우 가격경쟁이 심화될 수 있다는 분석에서다. 이같은 우려감에 SK하이닉스 주가는 최근 답보 상태다.

박 대표 역시 이같은 상황을 의식한 듯 창립 31주년 기념사에서 "호황의 시점에서 위기를 말하기는 쉽지 않지만 미래를 과소평가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숫자로 보이는 지표로는 제법 성공적인 기업이어도 아직 근본적인 경쟁력은 분명하지 않다”고 말했다.

증권가도 삼성전자 증설로 인한 공급 과잉 등 막연한 우려가 먼저 해소되어야 할 것으로 봤다.

박유악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D램 증설 우려로 당분간 직전 고점을 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했다. 황 연구원은 "주주 환원에 대한 기대도 있지만 당분간 향후 투자를 위해 유보를 늘려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이지현 기자 edi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