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시 갑론을박] KB금융지주, "경영공백에도 3분기 실적 양호"vs "지배구조 불안 여전…목표가 내려"
KB금융지주 회장 후보 선출작업이 본격화되면서 KB의 주가 동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높은 자산건전성과 안정적인 이익은 향후 주가 상승 동력으로 꼽히지만 경영 연속성이 결여된 취약한 지배구조는 약점으로 꼽힌다. 회장 후보군이 좁혀지면서 기관은 매수세를 확대하는 반면 외국인은 순매도로 돌아서면서 투자주체별 매매공방도 치열하다.

◆내리막길서 브레이크

16일 KB금융은 1.04% 떨어진 3만7900원에 장을 마쳤다. 전산시스템 교체와 관련해 불거진 경영진 내분으로 감독당국의 중징계 결정이 내려진 지난달 4일 이후 11.03% 하락했다. 그러나 코스피지수가 본격적으로 꺾이기 시작한 9월 중순 이후 하락률은 7%대로 선방했다. 4대 금융지주 중에서는 가장 양호한 성적이다. 최근 한 달간 하나금융지주는 14.96%, 우리금융은 13.79% 떨어졌고 은행업종 대장주 신한지주도 9.39% 하락했다.

KB금융의 급격한 하락세를 둔화시킨 힘은 안정적인 실적에 대한 믿음과 배당성향 상승에 대한 기대에서 나온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김수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높은 충당금 적립으로 비용 부담이 완화됐고 가계 대출 성장을 통해 연간 3.5~4%의 성장률이 예상된다”며 “원화 고정금리 대출 비중이 45.9%로 시중은행 중 가장 높아 금리 인하에도 상대적으로 유리하다”고 말했다. 올 3분기 순이익도 시장 컨센서스(증권사 실적 평균 추정치)인 4209억원을 소폭 웃돌 것으로 예상했다.

배당 증가에 대한 기대도 살아 있다. 강혜승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과자본 상태로 배당 여력이 풍부한 종목 중 하나”라며 “KB금융의 배당성향은 2011년 11.5%, 2012년 13.3%, 2013년 15.3%로 높아졌고 올해는 19.4%, 내년엔 21.2%로 상승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 이트레이드증권 등은 주가 급락을 야기했던 경영진 문제가 마무리됐다고 보고 지난달 4만원대 후반으로 올려 잡은 목표주가를 이달 들어서도 유지했다.

◆신임 회장 결정 전후로 불확실성 여전

그러나 지배구조 문제는 여전히 불안의 불씨로 남아 있어 신임 회장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주가 상승 여부는 달라질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우리투자증권, 교보증권 등이 지난달 징계 이후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한 이유다. 최진석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고경영자(CEO) 직무대행 체제에도 양호한 3분기 실적이 예상되는 등 경영공백은 거의 없는 상태”라며 “다만 누가 CEO가 되든 일정기간의 학습과 시행착오가 필요한 만큼 차기 CEO와 관련한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말했다.

주가 상승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선 실적도 중요하지만 조직의 안정이 먼저라는 것이다. 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도 “경영진 간 내분 발생 이후 주가에 더 크게 영향을 미쳤던 것은 취약한 지배구조 관련 문제였다”며 “신임 회장 선임 과정에서 주가 변동성이 더 확대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최 연구원은 “외부인사든 내부인사든 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는 후보를 투자자들은 지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