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한달새 3조원 순매도…체력 약한 코스피 '와르르'
3분기 기업실적 악화 우려
10일 코스피지수는 장중 1930선마저도 위협받을 정도로 약세를 거듭했다. 6거래일 연속 ‘팔자’에 나선 외국인이 급락을 주도했다. 외국인은 최근 한 달간 20거래일 중 16거래일을 순매도했고 이 기간 누적 순매도액은 2조2721억원에 달했다.
외국인 매도세가 집중된 시가총액 상위 종목의 낙폭이 컸다. 대형주로 구성된 코스피200지수는 245.06으로 작년 8월26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삼성전자(-2.21%)와 LG화학(-2.95%), 현대중공업(-1.67%)이 1년 신저가를 기록했다.
이날 증시 급락을 촉발한 직접적인 계기는 유럽 경기 둔화에 따른 뉴욕증시 약세였다. 전날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지수는 1.97%, S&P500지수는 2.07% 급락했다. 유럽 경제의 주축인 독일의 8월 수출이 전달 대비 5.8% 주는 등 경기침체 조짐을 보였기 때문이다.
글로벌 경제 불안이 커지면서 한국 등 신흥시장에서 자금이 빠져나가는 흐름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 주말 현재 대표적인 신흥시장 상장지수펀드(ETF)인 ‘아이셰어MSCI신흥시장ETF’에서 매도 포지션 물량은 전체의 4.9%인 4400만주로 한 달 만에 4배 늘었다.
증시 전문가들은 일단 다음달 정도까지는 약세장이 지속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세계 경기 둔화 우려와 미국 중앙은행(Fed)의 양적완화 정책 종료 등 투자심리를 억누르고 있는 것이 단기간 내 해소될 수 없는 문제란 이유에서다. 올 3분기 국내 기업 실적 악화 우려가 여전히 큰 만큼 뚜렷한 반등 동력이 보이지 않는 점도 악재다.
이경수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한국 정부의 내수 부양책만으로는 글로벌 증시 전체가 하락하는 추세를 막기에 역부족”이라고 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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