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외국인·기관 흔들리는데…증권가 '콧노래' 배경은
지난달 쾌속 질주했던 국내 증시가 8월 들어선 '도돌이표'를 그리고 있다. 특히 외국인의 매수세는 약화되고, 기관의 대규모 매도세가 이어지면서 수급에 대한 불안감이 감돈다.

그러나 증권가는 상대적으로 여유로운 모습이다. 오히려 "다시 돌아올 고공 질주에 대비하라"는 입장이다. 증권가 '콧노래'의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3년 박스권을 돌파했던 코스피지수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번지고 있다. 전날 코스피지수는 2060선으로 밀리며 마감했다.

외국인의 매수 규모는 지난 이틀 연속 1000억 원대로 주저앉았고, 기관은 연일 대형주 위주로 팔아치우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47분 현재도 외국인과 기관이 동반 '팔자'에 나서는 중이다.

기대를 모았던 세제개편안도 전날 발표 이후 증시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증권가는 "일시적인 조정일 뿐"이라며 단기 숨고르기 이후 상승세가 재개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류용석 현대증권 연구원은 "거래 연속성 부족과 외국인 순매수 조절이 나타나고 있지만 이는 충분히 용인 가능한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당분간 현재와 같은 교착 상태를 보이며 진통을 겪은 뒤엔 추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간 코스피 상승 전환을 이끌었던 변수들이 전혀 훼손되지 않았다는 분석이 증권가의 긍정적시각을 유지시키는 가장 큰 힘이다.

김성환 부국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순매수 기조가 앞으로 안정감과 강도를 더 높여갈 것으로 봤다.

조병현 동양증권 연구원 역시 "최근 신흥국가 상장지수펀드(ETF) 뿐 아니라 한국에 직접 투자하는 한국 ETF로의 자금 유입도 나타나기 시작"했다며 외국인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한국 시장에 투자하기 시작했다고 판단했다.

기관 수급 역시 개선의 징후가 보인다는 분석이다. 8월 들어 기관의 수급과 직결되는 국내 주식형 펀드에 대한 설정 잔액이 증가세를 보이기 시작했다는 것.

조 연구원은 "추세의 전환을 예단할 만큼 큰 규모의 자금 유입으로 보기는 힘들다"면서도 "기존의 박스권 상단을 넘어선 수준에서 자금이 유입됐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이지현 기자 edi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