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외국인 순매수 지속될까?…환율 방향성 '관건'
원·달러 환율의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외국인의 한국 주식 순매수가 언제까지 이어질 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원화 강세가 둔화되면 환차익에 대한 매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7일 "외국인은 올 3월26일 이후 지난 4일까지 유가증권시장 주식을 7조원 넘게 순매수했다"며 "이는 외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경기와 유동성의 만남이 이뤄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외국인이 좋아하는 이같은 여건은 그리 오래 지속되지 않을 것이란 판단이다. 유동성에 있어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인상은 예정대로 내년 상반기 말이나 하반기 초 시행될 전망이다. 실업률과 물가상승률 등이 중앙은행이 원하는대로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개선에 대한 눈높이도 낮춰야 한다고 봤다. 경기개선 속도와 눈높이와의 차이를 나타내는 G2(미국 중국) 경기 서프라이즈 지수는 4월11일 -86%에서 현재 -3%까지 반등했다. 이 지수가 '0'이라는 의미는 경기개선 속도가 예상치에 부합한다는 의미고, 이제 경기개선은 생각보다 빠를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다.

곽 연구원은 "유동성 공급에 대한 환호가 소강 국면에 들고 경기개선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심리도 점차 약화된다면 외국인 순매수세는 한풀 꺾일 수밖에 없다"며 "월초 발표된 경기지표 호조로 이번주까지는 외국인 순매수를 기대해 볼 수 있으나, 이러한 동력이 약화될 다음주부터는 기대감을 낮출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외국인이 순매수로 전환한 3월26일 이후 현재까지 외국인의 달러 기준 수익률은 13.5%다. 이 중 환차익이 7.2%를 차지해 외국인 수익의 절반이 환율 덕분으로 나타났다.

때문에 환율이 변화를 보인다면 외국인 수급 또한 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박성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환율이 변곡점을 보인다면 2분기 이후 외국인 수급 주도 속에 수혜를 봤던 업종의 구도가 바뀔 것"이라며 "수출주 진영에서는 반도체의 독주 체계가 주춤해지고, 수출 호조세를 보이는 다른 업종으로 매기가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내수주의 경우 주가수준이 지나치게 높가 배당수익률이 낮은 종목을 중심으로 부정적 주가 흐름을 예상했다.

박 연구원은 "환율 변곡이 예상되는 7월말~8월 사이에 화학 조선 중심의 저 주가순자산비율(PBR) 수출주의 비중확대를 권고한다"며 "내수주에서는 배당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통신주를 선호한다"고 했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