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간 지루한 박스권
반도체가격·韓銀 순상품교역조건 등 '과거 잣대' 효력 잃어

외국인 선물매매 동향
6월 큰폭 하락 5거래일 '매도'…지수 끌어내리는 요인

변동성지수로 中期 전망
코스피200변동성 하락세…최근 안정됐지만 조정임박 신호

대차잔액으로 종목 파악
공매도에 주로 활용…잔액 급증땐 주가 하락 경고

구리가격은 지수 선행지표
中수요 많아 경기 전망 '유효'…2014년 초보다 가격 7% 떨어져
증시가 좁은 박스권에서 탈출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시장은 상승이나 하락의 뚜렷한 흐름을 보이지 않는다. 속마음을 헤아리기 힘든 외국인 투자자 동향에 따라 간혹 들썩일 뿐이다. 따라서 시장의 흐름 변화를 미리 가늠할 수 있는 ‘전조(前兆)’를 파악하고자 하는 투자자 욕구는 커지고 있다. 지난 월드컵 당시 경기 결과를 족집게처럼 맞힌 ‘예언자 문어’처럼 증시 전문가들이 시장의 향방을 예측하는 데 주로 활용하는 지표를 살펴봤다.
작두라도 타야하나, 증시 최고의 '예언자 문어'는…

○선물·외국인 동향 주목

2년 넘게 코스피지수 1850~2050 사이 박스권 장세가 이어지면서 과거 상승장과 하락장에서 유용하게 쓰였던 예측 도구들은 수명을 다한 경우가 많다. 조윤남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과거에는 수출은 반도체가격, 수입은 국제유가를 기준으로 삼아 시장의 대체적인 흐름을 가늠했지만 이들 지표는 최근 효력을 상실했다”며 “한국은행의 순상품교역조건이나 외평채가산금리 변동속도, OECD경기선행지수 등도 요즘엔 거의 쓰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신 박스권 시장에서 변화를 알아채는 유용한 신호로는 선물시장에서의 외국인 동향이 꼽힌다. 외국인이 대규모 선물 매도로 단기 하락에 베팅할 경우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증시가 하락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 수급에서도 외국인들의 대량 선물 매도는 프로그램 매도로 이어지면서 시장에 악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다.

실제 이달 들어 코스피지수가 0.5% 이상 하락한 5거래일 모두 외국인이 선물시장에서 4000억~1조2000억원가량을 매도했다. 지기호 LIG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외국인이 지난 20일 1조2148억원을 순매도하는 등 선물매도 포지션이 누적된 결과 20일 코스피지수가 1.20%(23.96포인트) 하락한 게 대표적 사례”라고 짚었다.

○종목 전망은 대차잔액

변동성지수는 증시의 중기전망을 가늠하는 데 유용하다는 평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작년 6월26일 20.32에 달했던 코스피200변동성지수(V-KOSPI)는 지난 19일 10.95까지 떨어졌다.

변동성지수가 하락했다는 것은 시장이 그만큼 안정됐다는 의미지만 역으로 추세 전환이 임박했다는 징후로도 해석된다. 다만 앞으로 변동성이 커질 것은 분명하지만 언제 커질지 알기 어려운 단점 탓에 단기전망으론 부적합하다는 지적이다.

대차잔액 변동상황은 종목별 전망에 널리 활용되고 있다. 대차잔액은 증권사로부터 주식을 빌린 뒤 갚지 않은 물량이다. 보통 주가 하락을 예상해 주식을 빌려서 판 뒤 하락한 주식을 되갚아 차익을 얻는 공매도에 주로 이용된다. 올 1월2일 증시 전체의 대차잔액은 34조5298억원이었는데 6월23일에는 45조9306억원으로 33.02% 증가했다.

서동필 IBK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대차잔액이 많은 종목은 공매도로 이어질 가능성이 클 수밖에 없다”며 “헤지펀드나 롱쇼트펀드의 영향력이 커진 상황에서 대차잔액 규모는 종목 전망의 기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 구리 가격도 코스피지수를 예측하는 선행지표로 널리 쓰인다. 여러 산업 분야에 두루 쓰이는 구리는 전체 산업 수요를 효과적으로 반영하기 때문이다. 특히 세계 구리 수요의 절반을 중국이 차지하는 만큼 중국시장 영향력이 큰 한국증시 예측에 유용하다. 2010년 이후 한국 증시의 철강과 같은 소재산업주와 구리 가격의 상관관계는 0.8이다. 상관관계가 1에 가까울수록 관련성이 높다. 23일(현지시간) 런던금속거래소에서 구리(현물)가격은 올초보다 7.2% 떨어진 t당 6901달러에 거래됐다.

김동욱/이고운 기자 kim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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