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오르락 내리락 하는데도 자산주 인기는 여전하다. 자산주는 약세장에서 주목받는 게 일반적이란 점에서 이례적이다. 대형 경기민감주 매입에 주저하는 투자자가 많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자산株, 예상 밖 롱런하는 이유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24로 전통적인 자산주로 분류되는 동일방직 주가는 이달 들어 17일까지 20.53% 뛰었다. 지난 1~3월 상승률(28.09%)에 육박하는 상승세가 4월까지 이어졌다. PBR 0.39로 동일방직과 엇비슷한 성격을 가진 대한방직 주가도 4월 들어 18.41% 급등했다.

1분기에 자산주로 각광받았던 도시가스주들은 이달 들어서도 강세다. 대장주 삼천리가 25.98%, 인천도시가스가 5.17% 올랐다. 노루페인트 등 페인트주의 상승세가 둔화되고 SK가스를 필두로 한 액화석유가스(LPG)주가 새롭게 각광받는 등 ‘인기 자산주’ 목록이 조금 달라졌지만 자산주 강세라는 큰 트렌드는 변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서동필 IBK투자증권 투자전략 팀장은 “미국에서 나스닥 기술주들이 잇따라 폭락한 후 성장성보다 기업가치를 따지는 분위기가 강해졌다”며 “지수가 살아났다고 하지만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을 따지는 소극적인 장세라는 점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대세 상승에 대한 회의론에 부동산 자산가치 재평가에 대한 기대감이 맞물린 결과”라고 해석했다.

증시 소외주가 제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이라는 해석도 있다. 양해정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자산주들의 주가 수준은 2009년부터 올해 초까지 제자리걸음이었다”며 “자산가치 하락 국면이 마무리됐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주가가 정상화되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