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상장사들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 지난해 1만원어치를 팔아 265원을 남겨 전년의 287원보다 순이익률이 0.22%포인트 줄어들었다. 엔화 약세에 따른 수출 부진과 대기업의 투자 위축으로 부품 납품이 줄어든 게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12월결산 상장사 2013년 실적] 코스닥 629개사 분석
한국거래소와 코스닥협회는 1일 연결 보고서 제출 대상 12월 결산법인 705개사 중 감사의견 비적정 등을 받은 법인 76개를 뺀 629개의 2013사업연도 순이익은 3조1451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2012사업연도(3조982억원)보다 1.51% 증가한 액수다.

영업이익은 5조9825억원으로 전년보다 2.33% 늘었다. 매출은 118조6666억원을 올려 9.99% 증가했다.

순이익과 영업이익, 매출이 모두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코스닥 상장사들의 수익성은 나빠졌다. 순이익률은 2.87%에서 2.65%로 0.22%포인트 낮아졌다. 1만원짜리 제품 한 개를 팔아 전년에는 287원의 순이익을 남겼지만 작년에는 265원에 그쳤다는 의미다. 영업이익률도 5.04%로 전년보다 0.38%포인트 하락했다.

소속부별 실적은 다소 엇갈렸다. 중견기업부 소속 267개사는 전년 4889억원 적자에서 작년 58억원 흑자로 전환했다. 중견기업에 속했던 일부 부실 상장사들이 상장폐지 등으로 솎아진 영향으로 거래소는 분석했다.

반면 벤처기업부 171개사는 순이익이 2303억원에서 1375억원으로 40.31% 급감했다. 우량기업부 소속 185개사의 순이익도 10.85% 감소했다.

작년 순이익 규모가 가장 큰 상장사는 홈쇼핑주인 GS홈쇼핑(1303억원)이었다. CJ오쇼핑(1083억원)과 코스닥 대장주 셀트리온(1037억원), 스마트폰 부품업체 파트론(996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KCC건설(-1401억원)과 엠게임(-651억원) 서희건설(-589억원) SK컴즈(-418억원) 등은 순손실 규모가 컸다.

유욱재 IBK투자증권 스몰캡팀장은 “작년은 일본 아베노믹스 등의 영향으로 엔화약세 국면이 오래 지속되면서 중소형 수출업체들의 환율 부담이 컸다”며 “전반적인 기업의 투자가 위축된 점도 부품업체가 많은 코스닥 상장사들의 수익성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한편 중소·벤처기업 전용시장인 코넥스시장 상장사들은 지난해 실적이 소폭 개선됐다. 한국거래소가 발표한 코넥스시장 결산실적에 따르면 조사대상 44개사 중 34개사가 흑자를 기록했다. 특히 일반기업 회계 기준 30개사의 매출은 8113억원으로 전년 대비 15.8%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507억원으로 3.0% 늘었다. 반면 순이익은 284억원으로 전년보다 4.4% 줄었다.

개별 기준으로 순이익 증가율이 가장 높았던 코넥스 상장사는 씨티네트웍스(547.6%) 퓨얼셀(225.2%) 메디아나(216.4%) 등이었다. 연결 기준으로는 청광종건(50.5%)의 순이익 증가율이 양호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