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C투자증권은 기난 14일 새벽 발생한 서일본 지진으로 히로시마에 위치한 엘피다(Elpida) 공장이 30분간 가동 중단됐지만 한국 D램 업체들의 반사이익이 예상보다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노근창 HMC증권 애널리스트는 "엘피다 공장은 약 30분간 가동이 중단됐지만 현재는 재차 정상적으로 가동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일각에서는 약 2만매의 웨이퍼가 이 지진으로 영향을 받았다는 소문이 있다"고 전했다.

현재 엘피다의 히로시마 공장 생산능력은 월 10만매로, 1분기 웨이퍼 투입 기준으로 전체의 90%가 모바일D램용으로 투입되고 있다. 특히 상당 부분을 애플이 구매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노 애널리스트는 전세계 모바일D램 생산능력을 35만장으로 가정할 경우 이번 지진으로 영향을 받는 물량은 전세계 생산능력의 5.7%라며 일정 부분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주력 거래선인 애플의 아이폰5S 물량이 최근 들어서 수요가 크게 감소하고 있다는 점에서 실질적인 모바일D램 수급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공급 체인과 채널을 통해 파악하기로는 4.7인치 아이폰이 3분기에 출시되면서 4인치 iPhone 5S에 대한 수요가 급감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6개월만 기다리면 4.7인치 아이폰을 구매할 수 있다는 점에서 4인치 아이폰 수요 감소세는 지속될 것으로 진단했다.

따라서 이번 엘피다 공장 지진 피해에 따른 한국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의 반사이익의 강도는 예상보다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일본의 '자연 재해 리스크'가 재차 부각되면서 애플과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도시바의 요카이치 공장과 엘피다 히로시마 공장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SK하이닉스 비중을 장기적으로 높일 가능성은 크다고 노 애널리스트는 분석했다.

한편 SK하이닉스는 지난 14일 일본 도시바로부터 손해배상 등을 청구하는 민사소송을 도쿄 지방법원에서 받았다는 점을 공시했다. 그는 도시바와 제휴하고 있는 샌디스크도 SK하이닉스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는 뉴스가 보도됐다며 일반적으로 소송의 경우 확정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리지만 소송 비용 등이 발생될 수 있다는 점에서 장기적으로 주가에는 새로운 불확실성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