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이유 있는 ‘미친 주가’…지배구조도 한 몫
네이버(NAVER) 주가가 무서운 속도로 뛰고 있다. 이달 5일 SK하이닉스를 제치고 시가총액 4위에 등극했다. 지난달 27일 포스코를 뛰어넘으며 시가총액 5위에 오른 지 나흘 만이다.

6일 오후 1시15분 현재 주가가 주춤하며 다시 시총 5위로 내려섰으나 80만 원 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날 목표주를 100만 원을 넘게 제시한 증권사도 등장했다. KDB대우증권은 네이버 목표주가를 기존 92만 원에서 105만 원으로 높였다.

증권 포털사이트의 투자자 게시판은 ‘잔칫집’ 분위기다. 투자자로 보이는 누리꾼들은 ‘매일매일이 네이버의 날이라서 살 맛 난다', '이런 속도로 가다간 주가 150만 원도 가능할 것 같다', '네이버 주가가 미친 것 같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증권업계에선 최근 가속도가 붙은 네이버 주가를 놓고 원인 분석에 분주하다. ‘투명한 지배구조’와 ‘모바일 메신저 라인의 신사업 호조’가 주원인으로 꼽힌다.

◆ 대기업 오너리스크에 네이버 웃은 이유는

기업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의 박주근 대표는 “네이버 주가가 오르는 데에는 라인의 영향도 있지만 외국인들이 네이버 지배구조를 선진적으로 진단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네이버의 지배구조가 주요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과 ‘닮은꼴’이라는 것이다. 이들 기업은 대표회사가 계열사 지분을 모두 갖고 있고, 대주주가 계열사 지분을 전혀 갖고 있지 않다는 공통점이 있다.

실제 이해진 네이버 의장은 모회사 격인 네이버 지분(4.64%)만 보유하고 있다. 모회사가 자회사를, 자회사가 손자회사를 거느리는 단순한 지배구조다. 네이버 경영진은 자회사 지분을 단 한 주도 갖고 있지 않다.

박 대표은 “이같은 투명한 지배구조가 외국인 ‘러브콜’의 주된 이유”라고 말했다. 현재 네이버의 외국인 비중은 60%에 육박한다.

최근 SK, CJ 등 대기업 ‘오너 리스크’가 번지자 네이버가 상대적인 수혜를 입었다는 분석도 있다. H증권사의 한 애널리스트는 “한국식 재벌 총수 경영의 문제점이 드러나면서 네이버가 부각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분석에 대해 황인준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핵심 역량에만 사업을 집중해 PC에서의 검색과 모바일에서의 메신저 플랫폼 모두에서 확실한 경쟁력을 확보했다”며 “이런 부분들 때문에 시장의 신뢰를 받는 듯 하다”고 말했다.

◆ '라인' 비즈니스 영토 넓힐까

라인 신사업도 긍정적이다.

네이버는 지난달 26일 일본 도쿄에서 라인 신규 서비스를 발표했다. 유료 통화 서비스인 ‘라이콜’을 선두로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라인 비즈니스 커넥트’, 누구나 직접 제작한 스티커를 판매할 수 있는 ‘라인 크리에이터스 마켓’ 등이다.

일본 내에서 호평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 내부 평가도 좋다. 특히 이번 신사업은 소위 ‘돈이 되는 사업’이기 때문에 기대가 번졌다.

공영규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라인과 결합할 수 있는 비즈니스 영역은 아직도 무한하다”며 “글로벌 기업과의 제휴도 본격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모바일 인터넷 지형이 변하고 있는 점도 라인에 유리하다.

김창권 대우증권 연구원은 “시장 관심사가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와츠앱, 라인 등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로 전환되는 분위기”라며 “외국인 투자자들은 현재 네이버, 페이스북 등 글로벌 주요 모바일 인터넷 기업을 함께 매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이지현 기자 edi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