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발(發) 쇼크에 국제 원자재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하지만 가격 급등은 단기에 그칠 것으로 보여 원자재 투자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미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금 선물 가격은 온스당 30.20달러(2.29%) 치솟은 1351.80달러로 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진투자선물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긴장감이 고조되면서 자금이 주식에서 안전자산인 금 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럽의 주요 천연가스 공급국가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와의 분쟁이 심화되면서 에너지 가격도 강세다. 서부텍사스원유(WTI) 4월물은 2.29% 뛰었다.

곡창지대인 우크라이나의 지정학적 리스크로 소맥 가격이 4.86%, 옥수수가 1.51% 오르는 등 농산물 가격도 폭등했다.

국내 증시에 상장된 원자재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주가도 상승세다.

4일 오전 10시34분 현재 TIGER 원유선물(H)는 전날보다 0.83% 올랐다. TIGER 금은선물(H)은 0.76%, TIGER 농산물선물(H)는 0.72%, KODEX 골드선물(H)는 0.43% 오르고 있다.

[초점] '우크라이나 쇼크'로 원자재 폭등 … 투자 기회?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이 난항을 겪으면서 당분간 원자재 가격은 높은 변동성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는 유럽 가스시장의 3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이 중 절반 이상은 우크라이나 송유관을 통해 유럽에 공급되고 있다. 러시아는 글로벌 2위 원유 수출국가로, 일 평균 생산량은 세계 1위다.

민병규 동양증권 애널리스트는 "산유국에서 발생한 지정학적 리스크는 국제유가 향방에 중대한 영향력을 미치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시리아와 이집트 내전 기간 동안 국제유가는 24.7% 상승했다.

민 애널리스트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무력 충돌이 발생할 경우 시리아나 리비아 사태보다 그 파급력이 더 클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사태를 기회로 원자재 투자에 나서는 것은 신중해야 할 것이란 지적이 많다. 장기적으로 원자재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크지 않기 때문.

성진호 우리선물 애널리스트는 "2008년 이후 유럽 내 온화한 기후가 지속돼 에너지 수요가 감소하고 있다" 며 "영국과 네덜란드 등의 가스재고는 평년보다 20% 내외로 높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금 가격 역시 단기 급등에 따른 가격 부담이 크다.

유진투자선물은 "우크라이나 리스크가 쉽게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아 당분간 금 가격의 지지력은 유지될 것으로 보이나 아시아 시장에서 현물 수요가 둔화되고 가격 부담에 따른 차익실현 물량이 나올 경우 반전하락의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