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산건설이 자본전액잠식으로 상장폐지될 위기에 처했다.

벽산건설은 5일 “2013년 말 기준 자본총계가 마이너스 1382억원으로 자본금 전액잠식 상황”이라고 공시했다. 벽산건설 측은 “주택사업 미분양에 따른 대손충당금이 증가했고 보증채무에 대한 충당부채 설정으로 손실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한국거래소는 이날 벽산건설의 주식 매매를 정지시켰다. 거래소 관계자는 “2013사업연도 사업보고서 제출기한인 오는 3월31일까지 자본전액잠식을 해소하지 못하면 상장폐지 기준에 해당된다”며 “자본전액잠식을 해소해도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이 되는지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벽산건설 주가는 지난해 11월8일 중동계 투자회사로 알려진 ‘아키드컨소시엄’이 매각 입찰에 단독 응찰하면서 11월7일 4500원 안팎에서 20일 만에 2만2350원까지 급등했다. 그러나 아키드컨소시엄은 인수대금 납입 기한인 12월27일까지 인수자금 600억원을 마련하지 못해 매각협상은 ‘없던 일’이 됐다. 금융감독원은 이 과정에서 ‘주가조작’ 세력이 유입됐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사 중이다.

이날 벽산건설 주가는 장중 한때 전일 종가 대비 12.89% 오른 6130원까지 상승했다가 거래정지된 오후 2시49분 5040원(-7.18%)을 기록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