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이후 첫 개장일인 3일 코스피지수가 하락했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추가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결정에다 신흥국 금융 불안과 중국 성장 둔화 우려까지 이어져 투자심리가 얼어붙었다.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1월29일)보다 21.19포인트(1.09%) 폭락한 1919.96으로 마감했다. 1940선을 회복했던 지난 거래일 상승분을 대부분 내줬다.

국내기업의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의 성장 속도가 느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짙어졌다.

이날 중국 국가통계청은 1월 비제조업 구매관리지수(PMI)가 53.4로 전월보다 1.2포인트 하락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8월 이후 최저치다. 앞서 1일 발표된 중국의 1월 제조업 PMI도 저조했다. 6개월 만에 가장 낮은 50.05에 그쳤다. 경기 확장을 의미하는 기준치 50에 간신히 턱걸이했다.

지난달 29일 Fed가 밝힌 추가 테이퍼링(월 750억 달러→월 650억 달러) 결정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Fed의 '돈줄 죄기'가 아르헨티나, 인도 등 신흥국 금융 불안을 가중시켰다. 상대적으로 튼튼한 한국 증시 역시 위험자산 회피 분위기를 뚫고 상승하기 어렵다는 전망도 나왔다.

코스피지수는 이날 1930 초반 대에서 하락, 출발했다. 장중 거세진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세에 밀려 1920선마저 붕괴됐다.

외국인은 총 4187억 원 어치 매물을 던졌다. 개인과 기관이 2024억 원, 2168억 원씩 순매수했으나 증시를 떠받치기에 역부족이었다.

프로그램으로는 2508억 원이 빠져나갔다. 차익거래가 19억 원, 비차익거래가 2489억원 매도 우위였다.

업종별로는 외국인의 매도가 집중된 운수장비(-1.93%)의 낙폭이 가장 컸다. 은행, 금융, 증권, 기계, 철강금속, 화학 등도 1% 넘게 빠졌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의 주가는 다소 엇갈렸다. 현대차(-1.28%), 현대모비스(-2.90%), 포스코(-1.17%), 기아차(-0.74%), 신한지주(-0.99%) 등이 큰 폭으로 밀렸다. SK하이닉스(0.26%), NAVER(0.15%), 삼성전자우(1.26%)는 상승했다.

코스닥지수는 513.62로 마쳐 전 거래일보다 1.58포인트(0.31%) 떨어졌다. 장 초반 보합권에서 머무르다 하락으로 방향을 잡은 지수는 지루한 흐름을 이어갔다. 외국인(125억 원)의 '사자'와 개인(46억 원)및 기관(80억 원)의 '팔자'가 맞섰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에선 셀트리온(-2.12%), 동서(-0.62%) 등이 하락했다. 파라다이스(3.78%), CJ E&M(1.33%), CJ오쇼핑(0.47%) 등은 올랐다. 북한의 이산가족 실무접촉 제의 수용 소식에 이화전기(5.72%), 광명전기(3.05%), 재영솔루텍(10.93%) 등 남북경협주는 급등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4.10원(1.32%) 뛴 1084.50으로 마감했다.

한경닷컴 이하나 기자 lh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