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은 경영권 방어 위한 증자 반대"…"적대적 M&A 고려안해"

현대엘리베이터의 2대 주주인 다국적 승강기업체 쉰들러 홀딩 AG가 현대엘리베이터의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유상증자 시 부여되는 신주 인수권도 처분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쉰들러는 3일 서울 여의도 메리어트호텔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어 "현대엘리베이터가 계획하는 유상증자는 회사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라고 본다"며 이같이 밝혔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이달 말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1천941억원의 유상증자를 할 계획이다.

쉰들러는 "현대엘리베이터의 공시를 보면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된 자금이 파생상품 정산과 회사채 만기를 위해 상당 부분 소요될 예정"이라며 "과거에도 3차례 유상증자를 했지만 목표한 재무구조 개선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현대엘리베이터가 공시한 올해 자금운용 계획을 보면, 경상비용 1조원을 제외한 비용 가운데 시설투자와 연구개발(R&D) 투자비는 300억원에 불과한데 비해 파생상품 정산에 2천500억원, 회사채 만기에 1천억원, 브라질 현지법인 대여금으로 200억원 등이 책정돼 있다.

쉰들러는 "매출목표의 4분의 1 가량이 고유의 사업 목적 외의 용도로 사용되는 것이 문제"라며 "그룹 오너의 계열사 지배권 유지를 위한 무리한 증자로 주주들이 막대한 손실을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쉰들러는 이어 "그룹 오너에게 수백 통의 이메일을 보내는 등 지속적으로 의견을 내고 대화를 요구하고 있지만 전혀 답변이 없다"며 불만을 제기했다.

쉰들러는 유상증자 시 기존 주주에게 부여되는 신주 인수권도 처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쉰들러의 지분율은 현재 30.9%에서 유상증가 이후에는 21% 수준으로 낮아질 전망이다.

쉰들러는 "유상증자 이후 지분을 유지할지 매각할지는 심각하게 고민할 것"이라며 "그러나 일각에서 제기하는 적대적 인수합병(M&A)은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못박았다.

쉰들러는 "한국은 성장성이 높은 시장으로 아시아의 교두보로서 중요하게 생각해 2006년부터 투자를 단행한 것"이라며 "글로벌 매출 10조원에 달하는 쉰들러가 작년 영업손실이 2천600억원이 넘은 현대엘리베이터로 인해 주주로서 큰 손실을 봤기 때문에 이런 상황을 설명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현대엘리베이터 측은 이에 대해 특별한 입장 표명 없이 당초 일정대로 유상증자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쉰들러는 7일 전 세계 애널리스트와 언론을 상대로 털레 콘퍼런스를 열어 현대엘리베이터 투자 배경과 유상증자 불참 결정 등을 설명할 예정이다.

이날 알프레드 쉰들러 회장이 직접 발표자로 나선다.

(서울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d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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