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주·조선주 등 일부 종목이 부진한 작년 4분기 실적 추정치를 딛고 연일 주가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 실적보다 다가올 실적에 대한 기대가 더 크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건설·조선株 "과거는 과거일뿐"…주가는 4분기 실적과 따로 노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엔지니어링은 전날보다 2.71% 오른 7만1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올 들어선 8.93% 올랐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엔지니어링의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79% 감소한 329억원으로 추정된다. 현대산업GS건설도 작년 4분기에 영업손실을 냈을 것이란 시장 추정에도 불구하고 올 들어 각각 8%와 21% 올랐다.

전문가들은 작년 한 해 최악의 시기를 보낸 건설업종이 올해부터 본격적인 실적개선을 나타낼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됐다고 분석했다. 강승민 NH농협증권 연구원은 “대형 건설사들의 작년 4분기 실적은 국내외 손실 반영으로 전반적으로 부진했을 것”이라면서도 “작년 하반기부터 건설사들의 해외수주 환경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고, 국내 주택시장 전망이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도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조선·해운주 역시 올해 업황개선을 기대하는 투자자들이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작년 4분기 영업손실이 늘어났을 것으로 추정되는 현대미포조선은 올 들어 주가가 3.37% 올랐다. 적자가 계속됐을 것으로 보이는 현대상선도 7.45% 상승했다.

이 밖에 호텔신라는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74% 감소했다고 공시했지만 올해 제주 면세점 확장영업과 창이공항 입점을 앞둔 것이 더 크게 작용해 주가가 올 들어 15% 상승했다. 와이지엔터테인먼트는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이 26% 줄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연초부터 소속가수들의 활발해진 활동이 주목받으며 주가가 15% 급등했다.

부진한 실적에도 향후 기대가 반영돼 주가가 미리 움직이는 종목은 실적발표 시기를 전후해 매수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의견도 있다. 허문욱 KB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건설·조선주 등은 4분기 실적발표 시기에 일시적으로 주가 부진을 겪을 수 있다”며 “그 시기를 전후해 매수하는 것이 오히려 유리하다”고 말했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