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분기 이후 엔화 가치 내리면 코스피 하락

최근 엔저가 심화하면서 코스피가 하락하는 등 한국 증시가 엔화 가치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동조화 현상이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금융투자업계와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이후 지금까지 주간 코스피 주가와 원·엔 환율 간의 상관계수는 0.612로 집계됐다.

이는 엔화가 절하돼 원·엔 환율이 내릴수록 코스피가 하락하고, 반대로 엔저가 주춤해 원·엔 환율이 오르면 코스피도 상승하는 뚜렷한 플러스 상관관계가 있음을 의미한다.

상관계수는 두 변수의 연관성을 1과 -1 사이의 수치로 나타내며 1이면 두 변수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완벽한 플러스 상관관계, -1이면 두 변수가 정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완벽한 마이너스 상관관계를 뜻한다.

일반적으로 0.3∼0.7 정도이면 뚜렷한 플러스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해석한다.

같은 기간 주간 달러·엔 환율과 코스피의 상관계수도 -0.651로 엔저로 달러·엔 환율이 오를수록 코스피가 내리는 뚜렷한 마이너스 상관관계를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엔화 가치와 한국 주가는 과거에는 큰 관계가 없었다.

지난해 1∼3분기 주간 코스피와 원·엔 환율의 상관계수는 -0.032로 연관성이 거의 희박했다.

그러나 일본은행의 추가 금융 완화 가능성 시사 등으로 엔저 추세가 다시 불붙은 4분기 들어 연관성이 급속히 커졌다.

특히 지난달 30일 원·엔 환율이 장중 한때 100엔당 1,000원 선이 무너지는 등 엔저로 인한 투자 심리 압박이 커지자 코스피는 올해 개장 첫날인 지난 2일부터 2.20% 급락했다.

코스피와 원·엔 환율은 올해 들어서도 전체 7거래일 중 닷새 동안 같은 방향으로 오르내리는 등 동조화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13일에도 오전 11시 14분 현재 달러·엔 환율이 약 3주 만에 최저치인 103.40엔으로 급락해 엔저 압박이 완화되면서 코스피도 1,950.55로 0.62% 상승했다.

이영원 HMC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원·엔 환율이 석 달여 만에 100엔당 1,100원대에서 1,000원대로 대폭 하락하면서 한국 증시에 직접 부담이 되고 있다"며 "연초 주가 하락에 환율뿐 아니라 주요 기업의 실적 우려도 크게 작용했지만 이 역시 환율 변화에 기인한 점이 작지 않아 환율이 증시에 가장 민감한 변수로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이 팀장은 "다만 앞으로 심리적 저항선인 100엔당 1,000원 선이 본격적으로 무너지지 않는다면 외환시장 충격이 점차 해소되고 이로 인한 증시의 변동성도 점차 축소될 가능성이 크다"며 따라서 "앞으로 환율보다는 세계 경기 동향과 한국의 수출 추이 등에 더 주목하는 전략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진형 기자 jh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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