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대우증권은 올해 해외 진출 확대로 글로벌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자산관리 영업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데 역점을 두기로 했다. 작년 하반기 김기범 사장(오른쪽 첫 번째) 등이 참석한 가운데 인도네시아 현지법인 개소식을 진행하는 모습.  /대우증권 제공
KDB대우증권은 올해 해외 진출 확대로 글로벌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자산관리 영업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데 역점을 두기로 했다. 작년 하반기 김기범 사장(오른쪽 첫 번째) 등이 참석한 가운데 인도네시아 현지법인 개소식을 진행하는 모습. /대우증권 제공
“해외 진출은 수익구조 다변화는 물론 인력 재배치를 위해서도 필수적입니다. 글로벌 비스니스를 확대해 전체의 5~6% 수준인 대우증권 임직원의 해외 근무인력 비중을 2015년까지 10% 이상으로 끌어올릴 생각입니다.”

김기범 사장
김기범 사장
김기범 KDB대우증권 사장이 올해 초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제시한 경영 목표다. 김 사장은 신년사를 통해 2014년을 ‘증권업계가 수익성 없는 무한경쟁 체제로 진입한 첫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투자자들의 증시 이탈과 손익분기점을 밑도는 수수료율이 올해도 지속되는 가운데 NH농협지주가 우리투자증권을 인수하는 등 증권업계의 지각 변동은 그 어느 해보다 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해외 진출 통해 인력 재배치

대우증권은 이런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해외 진출 확대를 통한 글로벌 경쟁력 제고를 우선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해외 부문이 전체 매출과 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물론 근무인력 비중도 2015년까지 두 자릿수로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2014 증권산업 대전망] KDB대우증권, 해외 진출 총력전…이머징마켓 자회사는 종합증권사로 육성
대우증권은 작년 말 현재 홍콩 뉴욕 런던 등 세계 11개 지역에 해외 거점을 보유하고 있다. 해외 진출은 이머징마켓과 선진국·미진출 지역별로 차별화한 전략을 세우고 전개해 나간다는 복안이다.

성장 가능성이 큰 이머징마켓은 중장기 계획을 갖고 현지 진출한 뒤 국내 인력 및 노하우를 투입해 종합증권사로 육성한다는 로드맵이다. 대우증권이 지난해 인도네시아 최대 온라인 증권사 ‘이트레이딩증권’을 인수한 뒤 현지법인으로 전환한 인도네시아법인이 성공사례이자 모델이다.

대우증권은 인도네시아 법인에 10여명 정도의 본사 인력을 파견해 각종 업무의 매뉴얼화 및 전산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작업이 완료되는 대로 브로커리지·자산관리·IB(투자은행) 등 본사 인력을 파견해 본격적인 종합증권사 영업을 시도한다는 구상이다.

선진국·미진출 지역에선 개별 투자 프로젝트를 발굴해 자기자본투자(PI)를 하거나 금융 주관 업무를 수행할 방침이다. 대우증권은 지난해 미국 애플 사옥 매입이나 미얀마 호텔개발사업 투자 등 해외 투자에서 가시적 성과를 이뤘다. 올해도 부동산이나 해외 개발사업 등을 중심으로 6~7건의 글로벌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다.

○신개념 점포 도입

[2014 증권산업 대전망] KDB대우증권, 해외 진출 총력전…이머징마켓 자회사는 종합증권사로 육성
대우증권은 올해 ‘신개념 점포’ 작업도 추진하기로 했다. 자산관리(WM) 영업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그동안 증권사 지점은 주요 상권 소재 건물 2~3층에, 330~396㎡(100~120평) 규모로, 지점장 포함 10명 안팎의 직원으로 구성하는 것이 일종의 ‘관례’였다. 하지만 오프라인 고객 급감 등으로 인건비와 임대료를 충당하지 못하는 지점이 속출, 증권사들은 점포 통폐합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고객과의 접점이 줄어들어 투자자들이 증권사를 더 외면하는 악순환을 낳고 있다.

대우증권은 이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지역 특성에 맞게 지점 규모와 가능 업무, 영업시간, 성과평가 등을 차별화한 ‘신개념 점포’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이르면 올해부터 각 도시의 신흥 상권이나 공단 등에 실험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다. 규모는 줄이면서 고객 편의는 높인 신개념 점포가 성공을 거둘 경우 비용을 늘리지 않고도 고객 접점인 점포 수를 확대하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신생 벤처 지원 역할도 수행

대우증권은 올해 관리 부문의 효율화를 통해 위기대응 능력도 강화하기로 했다. 단순 인력 감축과 지점 폐쇄 등 인위적 구조조정보다는 자원의 적재적소 배분·관리를 통한 효율성 제고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기 때문이다. 대우증권은 이를 위해 작년 말 조직개편을 통해 관리 부문의 중복 기능을 통합하는 조직 슬림화를 단행했다.

신규 수익원 창출에도 적극 나서기로 했다. 대우증권은 프라임브로커서비스(PBS), 기업신용공여, 퇴직연금 등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지속할 계획이다. 또 아이디어와 기술력을 갖춘 신생 벤처기업을 발굴·지원해 증권업계의 ‘리더 역할’도 충실하게 수행할 계획이다.

대우증권 관계자는 “경쟁력 있는 신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해 고객 영역을 확대하고 수익성을 개선해 나가는 데 힘써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