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 위부터)김기범 대우증권 대표, 김석 삼성증권 대표, 김원규 우리투자증권 대표,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대표, 유창수 유진투자증권 부회장, 윤경은 현대증권 대표, 임창섭 하나대투증권 대표
(왼쪽 위부터)김기범 대우증권 대표, 김석 삼성증권 대표, 김원규 우리투자증권 대표,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대표, 유창수 유진투자증권 부회장, 윤경은 현대증권 대표, 임창섭 하나대투증권 대표
2014년이 밝았지만 새해를 바라보는 증권업계의 분위기는 무거웠다. 2일 증권사 대표들은 신년사를 통해 올해도 거래 위축, 경쟁 심화, 업계 재편 등으로 증권업계에 힘든 한해가 될 것으로 보고, 구조조정과 해외 진출 등 새 먹거리 창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지난해 증권사들은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등에 따른 금융 불안, 국내 주식시장의 거래대금 감소, STX·동양 등 중견그룹의 유동성 위기와 금융상품 불완전판매 이슈 등으로 힘겨운 한해를 보냈다.

증권사 대표들의 신년사를 통해 본 올해 증권업계 전망도 여전히 밝지 않다.

김석 삼성증권 대표는 "2014년에도 거래대금은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되며, 오는 3월 온라인 펀드 슈퍼마켓의 출범과 함께 가격 경쟁이 본격화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창섭 하나대투증권 대표도 "최근 10대 증권사 중 4개사가 시장에 매물로 거론되고 있다는 사실은 업계의 급박한 위기상황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올해 증권업계의 최대 화두는 우리투자증권 등의 증권사 인수·합병(M&A)과 구조조정을 통한 업계 재편이 될 전망이다.

김원규 우리투자증권 대표는 "하반기부터 시작된 민영화 일정이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직원들에게 회사의 지배구조가 변화되는 매우 중요한 시점임을 유념하고 본업에 집중할 것을 당부했다.

NH농협금융지주가 우리투자증권의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업계 지각변동이 예상되고 있다.

김기범 KDB대우증권 대표는 "2014년은 증권업계가 수익성 없는 무한 경쟁체제로 진입하는 첫 해가 될 것"이라며 "증권사간 합병이 실현될 경우 국내 최대 자기자본을 가진 증권사 출범이 현실화되고 또다른 대형증권사들의 매각여부에 따라 새로운 강자들이 출현할 것"이라고 밝혔다.

증권사 대표들은 구조조정과 경영 효율화 등을 통한 위기관리를 당부했다. 노사 협력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김기범 대표는 "과거에 해결하지 못한 장애물은 이제라도 바로잡기 위해 노사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 한다"며 "조직 안에 불합리한 부분이나 비효율적인 요소 등 회사가 가고자 하는 방향에 장애물이 없는지 점검할 것"을 당부했다.

윤경은 현대증권 대표는 "노사관계의 혁신은 미래를 밝게 열기 위해 반드시 실현해야 할 과제"라며 "노사관계는 노사 모두 법과 원칙을 준수하는 가운데 신뢰를 축적하고 이를 기초로 상호 협력하며 지속 성장 발전하는 관계로 혁신해 가야 한다"고 말했다.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대표는 "물리적 구조조정이 없는 대신 의식의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며 경영효율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뜻을 밝혔다.

증권업계가 침체된 상황에서 해외시장 진출을 통한 새 먹거리 창출과 모바일 등 온라인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는 중요한 과제로 꼽혔다.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은 "인터넷이 침투할 수 있는 모든 산업은 IT 기술을 기반으로 재편될 것"이라며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경계를 허물고 고객 접점을 새로이 구축하고, 고객의 요구를 파악해 필요한 솔루션을 신속하게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또 "글로벌 경쟁력 강화는 일관되게 추진해야 한다"며 "고객에게 진정성과 자신감을 갖고 해외 투자를 얘기할 것"을 당부했다.

유창수 유진투자증권 부회장은 "지난해에는 국내시장에만 머물러 회사와 고객 모두 큰 투자기회를 놓쳤다"며 "올해에는 해외교류를 확대하여 투자지역을 넓히고, 해외시장 분석능력을 배양하여 주식, 채권, 파생상품, 부동산 등 상품 전반에 대한 투자기회를 포착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석 대표도 "고객 자산관리의 시작점인 상품공급 단계부터 해외 리서치사, 해외 자문사와 연계해 선제적이고 차별화된 상품을 발굴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