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으로 주식을 거래하는 모바일 주식투자자를 겨냥한 해킹 범죄가 처음으로 포착됐다.

2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국내 증권사인 K사를 통해 주식을 거래하던 김모씨가 고발한 모바일 주식거래 시스템(MTS) 해킹 사건에 대해 수사에 들어갔다. 김씨는 지난 2일 보유하고 있던 이오테크닉스 주식 5200주(2일 종가 기준 약 2억원)가 누군가에 의해 매도되는 피해를 입었다고 신고했다.

범인은 이오테크닉스 주식 매도 대금을 담보로 5850만원을 대출받아 다른 사람의 이름을 도용한 대포통장 15개 계좌로 이체를 시도했으나, 김씨가 한발 앞서 지급 정지를 신청해 돈을 손에 넣지는 못했다. 김씨는 “범인이 내 스마트폰을 해킹해 개인정보를 알아낸 뒤 다른 모바일 기기로 공인인증서를 재발급받아 주식을 팔았다”며 “그날 계좌를 확인하지 않았다면 수천만원을 날릴 뻔했다”고 말했다.

앞서 또 다른 증권사인 M사의 종합자산관리계좌(CMA)를 이용하던 박모씨도 지난달 30일 해킹으로 추정되는 피해를 입었다고 신고했다.

사이버수사대 관계자는 “주식매매를 겨냥한 사이버 금융사기 시도는 처음 접한다”며 “김씨의 스마트폰이 해킹당해 개인정보가 유출됐는지, MTS 자체가 해킹당했는지 등 여러 가능성을 열어놓고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K사 관계자는 “김씨의 스마트폰이 해킹당해 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MTS 자체는 정상적으로 작동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했다.

이유정 /김태호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