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의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 시행 이후 내년 글로벌 시장은 선진국이 주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타나고 있다.

24일 전문가들은 선진국 투자 비중이 높은 합성 상장지수펀드(ETF)에 관심을 가질 만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지난 18일 미국 중앙은행의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100억달러의 양적완화 축소 결정이 내려졌다. 이는 시장이 예상한 것보다 빠른 시점으로, 벤 버냉키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은 미국 경기회복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을 내비쳤다.

테이퍼링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미국발 경기회복 기대감이 번지면서 미국 다우존스 산업지수가 지난 23일까지 4일 연속 사상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선진국 증시는 상승했다. 반면 한국과 중국 등의 신흥국 증시는 오히려 하락하거나 제자리걸음에 그쳤다.

이 같은 흐름은 내년에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 경기회복에 대한 신뢰가 높아지면서 글로벌 투자자금이 선진국을 향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

신환종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테이퍼링 이후 연말 연초 선진국 위험자산 중심의 가격 상승세는 지속될 것"이라며 "반면 펀더멘털이 개선되지 못한 신흥국들의 경우 자금유출이 가속화되고 금융시장 변동성이 높아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선진국 비중이 높은 ETF들이 잇따라 상장돼 투자를 고려해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그 동안 국내 상장된 해외 ETF는 중국 등 신흥시장에 투자하는 ETF들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다양한 자산의 지수를 추종하는 합성 ETF가 올해 처음으로 출시되면서 선진국에 대한 투자도 가능해졌다.

대표적인 것이 한화자산운용의 ARIRANG 합성-AC 월드(H)다. 지난 10일 상장된 이 ETF는 전세계 주식시장에 투자하는 콘셉트이지만, 비중은 선진국이 압도적이다.

지난달 말 기준으로 미국주식 비중이 48.18%로 가장 높으며, 영국이 7.83%, 일본이 3.73%, 프랑스가 3.67% 등 선진국 비중이 90%에 달한다. 주요 편입 종목도 애플, 엑손모빌,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GE 등의 미국 기업이 대부분이다.

이정환 한화자산운용 펀드매니저는 "그 동안 미국 증시가 높게 상승했는데 이 펀드가 추종하는 MSCI AC월드 지수 또한 미국 증시의 70~80% 수준으로 강세를 보였다"고 밝혔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KINDEX 합성-선진국하이일드(H) 역시 선진국 경기회복에 따른 수혜가 기대되는 ETF다.

김현빈 한국투신운용 AI운용본부 ETF전략팀장은 "하이일드 채권시장은 국채와 다르게 금리상승기에 오히려 수익률이 좋은 모습을 나타낸다"며 "금리가 상승은 경기 회복과 함께 나타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경기가 회복되면 하이일드 채권 발행이 늘어나며 가격도 상승하는 추세를 보인다"며 "현재 부도율도 2.7%로 역사적 평균인 4.7%에 비해 낮게 유지되고 있어 미국 경기가 회복되면 더 좋은 성과가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