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 기대할 만한 시장은 어디일까. 전문가들은 멕시코, 필리핀, 미국 등을 꼽았다.

일단 미국은 양적완화(QE) 축소에도 견조한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황호봉 대신증권 상품전략팀장은 “미국 경제의 ‘본질’인 소비가 살아나고 있다는 신호가 여기저기서 보인다”며 “내년에도 주식시장은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올해와 같은 고속 성장을 기대하긴 어렵고, “10% 내외의 수익률은 기대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유럽은 유럽중앙은행(ECB)이 디플레이션 우려를 잠재우기 위해 추가 부양책을 발표하거나, 역내 은행 구조조정 및 통합작업이 잘 진행될 경우 상승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다만 정책 리스크가 크다는 점은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신흥국 중에서는 멕시코 시장을 주목할 만하다. 이만열 미래에셋 브라질법인장은 “멕시코의 주력 산업인 자동차나 전자제품이 세계 경제 회복세와 긴밀히 연결돼 있어 내년에 경제가 살아날 것으로 예측된다”며 “올해 1%대 성장률이 내년엔 3% 이상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시아 국가 중에선 필리핀이 꼽힌다. 7%대의 성장률을 기록할 만큼 성장속도도 빠르고 외환보유액도 풍부해 QE 축소의 영향도 제한적이다. 다만 지난달 닥친 태풍 ‘하이옌’의 여파를 얼마나 빨리 극복할지가 관건이다.

내년을 전망할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은 증시의 장기 트렌드를 보는 것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과거 흐름을 보면 해당 증시의 안정성을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경제신문이 세계 주요 20개국 27개 지수의 지난 20년간(역사가 20년 안 되는 경우는 가능한 만큼) 흐름을 조사한 결과 호주, 미국(다우존스지수), 이스라엘의 성적이 가장 좋았다. 이들 3개 지수는 지난 20년간 15년 상승했다. 러시아, 대만, 미국(S&P500, 나스닥), 영국, 독일, 이집트, 캐나다 등도 20년간 14년 동안 주가가 올랐다.

태국과 중국(상하이종합지수)은 20년간 9년밖에 오르지 않았다. 일본 증시는 올해는 크게 올랐지만 과거 트렌드를 보면 20년간 절반밖에 오르지 않았다.

한편 ‘공포지수’라 불리는 미국 변동성 지수(VIX)는 지난 20년 동안 10년간 지수가 오르고 10년간 떨어졌다. 투자자들이 미국 증시에 대해 10년은 긍정론, 10년은 부정론을 갖고 있었단 얘기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