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들어 ‘KODEX 조선’ ‘TIGER 구리실물’ 등 총 6개 상장지수펀드(ETF)가 ‘ETF 괴리율(ETF 종가에서 순자산가치를 뺀 값을 순자산가치로 나눈 비율) 초과 발생’ 공시를 했다.

ETF는 가격과 기초자산의 가치(순자산가치·NAV)가 최대한 비슷하게 움직이도록 설계된 펀드다. 종가 기준 ETF 괴리율이 커졌다는 것은, 예를 들어 다음 거래일에 자동차주 가격(NAV)이 올라도 자동차 ETF 가격은 떨어지는 등 반대로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거래소는 ETF 투자자 보호를 위해 12월부터 괴리율이 1% 이상인 국내 ETF와 2% 이상인 해외 ETF 운용사에 ‘ETF 괴리율 초과 발생’ 공시를 하도록 했다.

지수와 따로 논 ETF 주의보
20일 한국거래소 상장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일부터 현재까지 ‘KODEX 브라질’을 포함, 총 6개 ETF가 ‘ETF 괴리율 초과 발생’ 사실을 공시했다. 지난 11일 공시한 ‘KODEX 조선’은 10일 종가(1만7665원)와 NAV(1만6912원)의 괴리율이 4.45%였다.

‘KODEX 조선’의 운용사인 삼성자산운용은 “동시호가시간(오후 2시50분~3시)에 일반투자자의 매수가격이 높아져 괴리율이 커졌다”며 “괴리율 초과 발생 다음날엔 괴리율이 축소될 수 있으니 투자에 참고해야 한다”고 공시했다. ‘KODEX 조선’의 기초자산인 조선주들의 주가가 올라도 ETF 가격은 떨어지거나 조선주들의 하락률보다 ETF 가격이 더 떨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실제 지난 11일 ‘KODEX 조선’의 NAV는 2.53% 떨어졌지만 ETF 가격은 6.88% 급락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투자자들이 ‘ETF 괴리율 초과 발생’ 공시를 확인하면 다음 거래일에 해당 ETF 가격이 순자산가치와 다르게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 자산운용사들이 ‘ETF 괴리율 초과 발생’ 공시를 지나치게 늦게 해 투자자에게 도움이 안 된다는 지적도 있다. 예를 들어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운용하는 ‘TIGER 헬스케어’의 지난 6일 괴리율은 1.93%였다. 다음 거래일인 9일 NAV는 올라도 ETF 가격은 떨어질 가능성이 컸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미래에셋자산운용은 9일 장 마감 직전(오후 2시49분)에서야 공시했다. 실제 지난 9일 ‘TIGER 헬스케어’ NAV는 0.08% 올랐지만 ETF 가격은 1.62% 빠졌다.

이에 대해 거래소 관계자는 “공시 추이를 지켜보고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자산운용사들에 공시를 일찍 하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