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칙 고수냐 실리냐"…우리금융 고심
'패키지' 풀고 개별 매각 전환여부 '주목'
PEF 파인스트리트의 '깜짝' 제안 "우리證·운용만 1조2500억에 사겠다"

기업인수 목적의 사모펀드(PEF)를 준비 중인 파인스트리트그룹이 우리투자증권(9,480 +3.95%)과 우리자산운용만 살 경우 1조2500억원 안팎을 내겠다고 제안했다. 우투증권 계열 인수전에 참여한 인수 후보 3곳이 써낸 가격 중 최고가다.

▶본지 12월17일자 A12면 참조

우투증권 등 4개사 패키지를 대상으로 한 인수 제안 가격의 경우 농협금융지주가 파인스트리트보다 더 많은 1조1000억원 중반대를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원칙대로 패키지로 팔지, 실리를 따져 분리 매각할지 여부를 두고 우리금융지주가 장고에 들어갔다.

◆파인스트리트, 인수가 2개 써내


17일 투자은행(IB) 업계 등에 따르면 파인스트리트는 지난 16일 우투증권을 비롯해 우리자산운용 우리아비바생명 우리금융저축은행 4개사를 묶어 사기 위한 본입찰에서 2개의 인수 제안 가격을 낸 것으로 확인됐다. 1안은 예정대로 우투증권 계열 4개사 패키지에 대한 가격으로 1조1000억원 중반대를 써냈다. 2안은 우투증권과 우리자산운용만 살 경우로 약 1조2500억원을 제안했다. 4개사 패키지보다 2개사를 인수할 경우 더 높은 가격을 내겠다고 한 것이다.

다만 우투증권을 비롯한 4개사 패키지에 대한 인수 제안 가격을 놓고 보면 얘기는 달라진다. 농협금융이 파인스트리트보다 100억원가량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져서다. 우리금융이 패키지로 팔기로 결정하면, 농협금융이 우선협상대상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농협금융은 파인스트리트가 두 종류의 인수 제안 가격을 낸 것에 대해 반발하고 있다. 농협금융 고위 관계자는 “우투증권 등 4개사를 묶어 인수한다는 원칙 아래 ‘딜’이 진행됐는데 파인스트리트가 일부 매물만 사겠다는 방안을 제시한 건 ‘룰’에 어긋나는 반칙”이라고 주장했다.

‘원칙’ 대 ‘실리’…매각 측 장고

우리금융과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예상밖의 상황이 벌어지자 깊은 고민에 빠졌다. ‘패키지 매각’이란 당초 원칙과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란 실리 사이에서 줄타기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파인스트리트가 제안한 대로 우투증권과 우리자산운용을 팔면 최고가 매각을 할 수 있다.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에도 부합된다. 또 우리아비바생명과 우리금융저축은행을 갖고 있다가 나중에 제값을 받고 팔면 공적자금을 더 회수할 수도 있다.

공자위도 우투증권 패키지매각을 개별 매각 방식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비친 바 있다. 하지만 농협금융과 KB금융지주가 원칙에 어긋난다며 문제를 제기할 수도 있다. 파인스트리트의 자금 조달 능력도 꼼꼼하게 따져봐야 할 대목이다.

우리금융과 공자위는 일부를 떼어내 팔지 여부에 대한 검토에 들어갔다. 우투증권 및 우리자산운용만 살 경우 얼마를 제안하겠느냐고 농협금융과 KB금융에 다시 물어보는 재협상에 나설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형평성을 최대한 유지하면서 인수 가격을 끌어올릴 수 있어서다.

공자위의 한 민간위원은 “이번 우투증권 계열 매각은 공자위가 아닌 우리금융이 주도하는 민간 딜”이라며 “우리금융이 인수 가격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매각 작업을 진행할 명분이 있다”고 말했다.

장창민/좌동욱/박신영 기자 cm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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