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 스토리 - '경제민주화' 바람에 소액주주 모임 급증
최근 동양 사태로 수많은 투자자가 집단 피해를 입자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동양그룹 부실화 책임을 묻겠다”고 나섰다. 동양증권 경영진을 상대로 주주대표소송에 나선 것이다. 주주대표소송은 이사와 감사 등 경영진의 책임을 묻기 위해 상법에서 보장하는 제도다. 이와 별도로 경영진을 처벌할 수 있도록 형사고소도 진행 중이다. 동양증권의 한 소액주주는 “소액주주들이 한목소리를 내고 있는 만큼 기업 측도 부담을 가질 것”이라며 “주주들도 최대한 많은 주식을 모아 좋은 결과를 도출하자는 의지가 강하다”고 말했다.

소액주주운동은 소액주주의 권한을 강화해 기업의 경영을 민간 차원에서 감시하자는 취지로 시작된 운동이다. 주로 상장폐지된 기업 중심으로 운영돼왔으나 최근에는 동양 사례와 같이 운영 중인 기업을 상대로 하는 경우도 생겼다. ‘경제민주화’ 바람이 불면서 기업 구조 개선 등 경영 과정에서 권리를 주장하는 소액주주가 늘면서 이 같은 움직임은 급증했다. 소액주주운동 지원업체 네비스탁에 따르면 소액주주운동 모임 격인 주주경영위원회는 2011년 말 300개 정도에서 현재 400개로 늘어났다. 활동하고 있는 소액주주는 4만여명에 이른다.

[범죄 악용되는 소액주주운동] 400개 커뮤니티 4만여 명 활동…기업들, 일부 '떼쓰기'식 요구에 골머리

양적 성장에 비해 아직까지 소액주주운동의 성과는 미미하다는 평가다. 올해 열린 주주총회들에서도 소액주주들이 요구를 관철하지 못하고 기업 측에 패배한 경우가 대다수였다. 지난 3월 말 열린 강관 제조업체인 휴스틸 주총에서는 소액주주들이 “리조트 투자가 부당하다”고 주장하며 차등 배당과 이사 및 감사위원 선임 등을 요구했으나 모두 부결됐다. 알루미늄 거푸집 업체인 삼목에스폼의 주총에서도 ‘슈퍼개미’ 이성훈 씨와 네비스탁이 연합해 회사에 맞섰지만 감사위원회 설치 등 회사 측의 안건만 처리됐다.

소액주주들이 힘을 쓰지 못하는 것은 전문성 및 구심점이 부족한 탓이라고 업계에서는 지적한다. 소액주주운동을 추진 중인 한 관계자는 “여러 곳에 분산된 의결권(주식)을 모으는 작업에 대해 사회적 경험이 부족한 것 같다”며 “추진 과정에서 이탈하는 주주들이 생겨나 요구를 관철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일부 소액주주들이 ‘떼쓰기’ 형태로 회사에 무리한 요구를 하는 등 소액주주운동의 성장을 스스로 저해하는 사례도 많다는 게 기업 측 주장이다. 회사의 정상적인 경영의사 결정이나 계획에 일일이 문제를 제기하거나 장기적인 성장보다 단기적인 주가 부양 등만 주장하는 소액주주가 많다는 설명이다. 코스닥시장 상장기업의 한 관계자는 “소액주주들의 무리한 요구나 항의에 일일이 응대하느라 IR(기업설명활동) 관계자들이 정상적으로 업무를 보지 못할 때도 많다”며 “갑자기 배당률을 높여 달라거나 문제가 없는 경영진을 교체하라는 등의 요구는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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