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NAVER로 바뀌더니 … 외국인 지분 늘고, 눈길은 ‘해외’로

토종 포털기업 네이버에 대한 외국계 지분율이 높아졌다. 네이버는 규제가 심한 국내를 벗어나 해외 공략에 더 힘을 기울이고 있다. 외국인들은 네이버에 ‘러브콜’을, 네이버는 해외에 ‘애정 공세’를 펼치는 모양새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지난 8월 유가증권시장에 재상장된 뒤 외국인 지분률이 57%까지 뛰었다. 네이버는 게임 부문을 떼어낸 뒤 8월29일 NAVER(162,000 -0.61%)(포털)와 NHN엔터테인먼트(63,800 +0.16%)(게임)로 증권시장에 재입성했다. 재상장 직전 네이버의 외국인 비중은 51.72%. 약 4개월 사이에 6%포인트 가까이 늘어났다.

◆네이버, 외국자본 회사 되나

지난달 미국계 투자그룹 ‘더 캐피털그룹 컴퍼니스’는 자회사 펀드를 통해 네이버 주식 5.01%를 신규 취득했다. 스코틀랜드 투자자문사 밸리 기포드 오버시즈 리미티드 역시 5.24%의 네이버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모바일 메신저 라인의 글로벌 진출 성공으로 네이버가 재평가 받은 것이 이들의 눈길을 끌었다. 국내 인터넷 기업이 외국계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는 것은 이례적이다. 네이버의 기술력과 성장성이 글로벌에서 인정받았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하지만 네이버의 외국인 지분 ‘쏠림현상’을 우려하는 시각도 많다. 최대주주인 이해진 네이버 의장이 보유한 지분은 4.64%. 최대주주의 지분으론 상대적으로 적은 수준이다. 이 의장을 포함한 경영진의 총 지분율도 9.27%에 불과하다.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등 초창기 창업멤버들이 퇴사한 데다 임원들이 보유 지분의 일부를 팔았기 때문이다. 네이버가 재상장한 뒤에도 일부 임원이 차익 실현을 위해 약간의 지분을 팔았다. 외국인들의 지분 영토가 커질 경우엔 경영권 방어에서 취약점이 될 수 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네이버가 재상장한 뒤 주가가 큰 폭을 뛰어 임원들이 차익실현을 위해 지분 매도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 “벤처기업인 네이버는 대기업 재벌일가와 달라 지분에 대한 의무감과 집착이 덜 하다”고 설명했다.

◆네이버 수장 눈길은 ‘해외로’

네이버, NAVER로 바뀌더니 … 외국인 지분 늘고, 눈길은 ‘해외’로

네이버 경영전략도 ‘해외’로 쏠리고 있다. 이 의장은 지난 2년 간 해외 경영에 ‘올인’했다. 지난 8월엔 네이버 최고전략책임자(CSO)에서 물러나고 일본 계열사인 라인주식회사 회장직을 맡았다.

이달 들어 모바일 사업의 글로벌 진출을 위해 관련 자회사에 1400억 원의 실탄을 지원했다. 라인플러스와 캠프모바일에 각각 1000억 원과 4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승승장구하고 있는 라인의 글로벌 성적 흐름을 이어간다는 각오다. 라인에 대한 회사 측 입장도 바뀌었다. 1년 전만 해도 라인은 일본 계열사에서 만든 것일 뿐 본사는 기여한 것이 없다고 강조해왔다. 현재 네이버는 라인을 ‘간판 스타’로 밀고 있다.

관련 업계에선 네이버가 전방위로 압박해오는 국내 규제 등을 피해 해외에서 살 길을 모색하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최근 새누리당 의원들은 네이버·다음 등 인터넷 포털 사이트의 독과점 행위를 규제하기 위한 법안들을 잇따라 내놓았다. 공정거래위원회도 오는 27일 네이버에 100억 원 이상의 과징금을 부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가에서도 네이버 관련 규제를 최대 리스크로 인식하고 있다. 증권사의 한 연구원은 “정부가 포털사이트에 대한 규제 의지가 강해 어떤 식으로든 매출 일부를 과징금으로 가져갈 것”으로 예상했다. 네이버 주가와 관련해선 “정치적인 리스크를 이미 반영하긴 했지만 부담감은 여전해 주가 상승을 제한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한경닷컴 이지현 기자 edit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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