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성 ETF 전성시대

주식·부동산 등 기초자산 다양
신상품 무제한으로 만들 수 있어
레버리지·인버스 쏠림 완화

거래세 면제·운용보수 낮아 인기
CSI·로우볼 ETF, 외계서 왔니

중소기업에 다니는 서정민 씨(45)는 20일 3년여간 들고 있던 주식형펀드를 해지했다. 상장지수펀드(ETF)인 ‘KODEX 합성-미국바이오’로 갈아타기 위해서다. 서씨는 “내년에 미국 증시가 좋을 것이란 전망이 많은데 해외 주식에 직접 투자하기는 부담스럽다”며 “주변에서 해외형 ETF를 많이 추천하더라”고 말했다.

‘레버리지형’ 등 특정 종목에 쏠려있던 ETF 시장이 다양해지고 있다. 해외 주식과 부동산뿐만 아니라 합성형 상품도 잇따르고 있어서다. 합성 ETF는 기초자산을 직접 편입하는 일반형과 달리 각종 상품지수를 추종하기 때문에 이론적으로 신상품을 무제한 만들 수 있다.

○미국리츠·로우볼… 풍성해진 식탁


KODEX 합성-미국바이오 ETF는 지난달 31일 상장된 뒤 전체 142개 종목 중 거래비중 33위를 차지할 정도로 빠르게 안착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올 8월 선보인 ‘KINDEX 합성-선진국하이일드(H)’와 ‘KINDEX 합성-미국리츠부동산(H)’ ETF도 관심을 받고 있다. 두 상품은 각각 해외의 투기등급 채권지수와 부동산지수 움직임에 따라 수익률이 달라지는 구조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로우볼’ 비중도 지난달 0.02%에서 이달 들어 0.09%로 확대됐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의 ‘낮은 변동성(low volatility) 지수’를 따르는 방식이다. 코스피 상위 200개 종목 중 변동성이 하위 40위 이내에 드는 종목을 편입했다. 변동성이 낮은 우량주의 장기 성과가 더 우수했다는 데 착안한 상품이다.

이에 따라 종전 레버리지와 ‘인버스’에 대한 쏠림이 완화되고 있다. 레버리지 ETF는 코스피지수의 변동폭 대비 두 배의 이익 또는 손실을 내는 방식이다. 인버스 ETF는 주가가 하락할수록 수익을 낸다. 전체 1위인 ‘KODEX 레버리지’ 비중은 지난달 37.39%에서 이달 34.95%, 2위인 ‘KODEX 200’은 26.53%에서 25.83%로 각각 감소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작년만 해도 레버리지와 인버스 ETF 비중이 전체의 70%를 넘었지만 요즘은 60%를 밑돌 정도”라고 설명했다.

○내년 6월 상장폐지 늘어날 수도


ETF의 거래대금 비중은 지난달 기준으로 전체 코스피지수 대비 17.3%다. 작년 말(11.3%)보다 6%포인트 확대됐다. 펀드의 안정성을 갖고 있으면서도 개별 주식처럼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는데다 거래세(0.3%)도 면제되기 때문이다. 운용보수 역시 최저 수준이다.

하지만 내년 6월부터는 상장 폐지되는 ETF가 속출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지난 5월 이를 가능케 하는 ‘유가증권시장 상장규정’ 개정안이 마련돼서다. 상장 1년이 경과한 ETF 중 설정액 50억원 미만 또는 6개월간 하루평균 거래대금이 500만원 미만일 때 관리종목으로 지정한 뒤 상장 폐지하는 방식이다. 현재 이 기준을 밑도는 ETF는 10여개에 이른다.

지난 6월 삼성운용 미래에셋운용 우리운용 등은 거래량이 적은 태양광 ETF 등을 자진 폐지하기도 했다. 다만 ETF의 경우 상장 폐지가 예정됐다고 해서 정리매매 기간 중 주가가 급락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편입 종목의 수익률을 그대로 따르는 방식이어서다.

배재규 삼성운용 ETF운용본부장은 “ETF도 펀드의 일종인 만큼 투자하기 전에 편입 종목이나 수익률 계산법 등에 대한 투자설명서를 꼼꼼하게 읽고 연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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