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워드 막스 "대박 찾기보다 쪽박 피해라"
“투자환경이 불확실할수록 리스크관리가 중요하다. ‘대박(winner)종목’을 찾기보다 ‘쪽박(loser)종목’을 피하는 게 높은 수익률로 이어질 수 있다.”

글로벌 대체투자 운용사인 오크트리캐피털의 하워드 막스 창업자 겸 회장(67·사진)은 29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투자환경이 복잡해지면서 결과를 예측하고 대응하는 게 어려워지고 있다”며 ‘오류를 범하지 않는 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번뜩 떠오르는 탁월한 아이디어가 없을 때 실책을 줄이는 쪽으로 투자의 방향을 맞추는 게 현명할 수 있다”며 “대박종목을 찾는 것보다는 쪽박종목을 찾아낼 확률이 높고 신뢰도도 높은 편”이라고 했다.

막스 회장은 45년간 투자업계에 몸담아 온 투자전문가로 특히 ‘대체투자의 선구자’라고 불린다. 그가 1995년 설립한 오크트리캐피털은 미국 LA에 본사를 둔 대체자산 전문 투자운용사로 지난 6월 말 기준 798억달러(약 81조원)를 운용하고 있다. 대체투자 기준으로 세계에서 가장 큰 투자운용사다.

막스 회장은 미래를 예측하는 게 어려워졌기 때문에 현재를 제대로 분석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현재 투자환경에 대해선 “투자자들이 강세장이라고 생각하지 않으면서도 강세장을 대하는 것처럼 공격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막스 회장은 “세계 각국 중앙은행이 부양책을 펼치면서 많은 돈이 풀렸지만 저금리 때문에 리스크자산에 투자하는 비중이 늘어났다”고 했다.

한국 시장에 대해서는 비교적 매력적인 투자단계라고 평가했다. 그는 “투자단계를 ‘소수의 사람만이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는 1단계’, ‘많은 사람이 좋아진다고 공감하는 2단계’, ‘모든 사람이 좋다고 믿는 3단계’로 구분할 수 있다”며 “어느 시점에 투자를 결정하느냐에 따라 투자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초기 단계에 투자할수록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어 “세계 대부분의 국가가 2단계에 와 있고 일부는 2단계 후반에 진입한 시장도 있다”며 “한국은 2단계 초기로 아직 투자를 결정하기에 매력적인 시장”이라고 덧붙였다. 기업들의 주가가 중간 수준으로 높은 기대치가 반영되지 않은 반면, 실적은 기대치를 웃돌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막스 회장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고 해서 리스크를 피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저수익 환경인데도 고수익만을 추구하는 투자도 현명하지 않지만, 소극적으로 어디에도 투자하지 않는 것도 좋지 않은 선택일 수 있다”며 “아무것도 하지 않는 선택 역시 리스크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의사결정을 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