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시기 지연 기대감에도 코스피지수가 5거래일 만에 하락했다. 그간 많이 오른 업종을 중심으로 기관의 매물이 쏟아졌다.

23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0.37포인트(0.99%) 내린 2035.75로 거래를 마쳤다. 앞서 미국 증시는 고용지표 부진에 따른 양적완화정책 유지 전망에 올랐다. 이날 코스피는 한때 2063.28까지 올라 연고점을 다시 쓰기도 했지만, 투신을 중심으로 한 기관의 매물이 늘어나면서 하락세로 돌아섰다.

박중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업 실적발표에 따른 영향이 크다"며 "상승을 주도하던 업종들의 기업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계속 밑돌면서 기관의 차익실현 욕구를 자극했다"고 말했다. 삼성엔지니어링(건설) 현대미포조선(조선) OCI(화학) 등이 연이어 부진한 3분기 실적을 내놨다.

투신 2240억원 등 기관이 3516억원의 순매도였다. 외국인은 39거래일 연속 순매수로 2255억원어치 주식을 사들였다. 개인도 1282억원의 매수 우위였다. 프로그램은 차익과 비차익이 모두 순매수로 2734억원의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전기가스 운수창고 음식료 등을 제외한 대부분의 업종이 하락했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들도 포스코 기아차 삼성생명 등을 빼고 대부분 약세였다.

현대미포조선의 부진한 실적에 조선주들이 하락했다. STX조선해양 현대미포조선 대우조선해양 현대중공업 등이 4~8% 급락했다.

반면 국내 증시의 중장기 상승 전망에 증권주들은 올랐다. 동양증권 현대증권 한화투자증권 대우증권 등이 1~3% 상승했다. 고려아연도 비철가격 상승 전망에 나흘째 강세였다.

코스닥지수도 나흘 만에 하락했다. 6.51포인트(1.22%) 내린 525.38로 장을 마감했다.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214억원과 197억원을 순매도했다. 개인만 441억원의 매수 우위였다.

금강산 관광 재개 기대감에 재영솔루텍 이화전기 로만손 제룡전기 등 남북경협주가 1~7% 올랐다. 유가증권시장의 현대상선도 13% 급등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이틀째 하락해 전날보다 5.00원(0.47%) 내린 1055.8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