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그룹 사태로 주가가 추락한 동양증권에 관심을 보이는 투자자가 늘어나고 있다.

더 이상 하락할 데가 없어 보이고, 추후 인수합병(M&A) 호재가 나올 수도 있다는 기대 때문이다.

이에 힘입어 동양증권 주가는 지난 10일 2천125원으로 바닥을 친 이후 더 이상 떨어지지 않고 있다.

1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동양증권은 전 거래일보다 1.74% 높은 2천345원에 거래를 마쳤다.

동양증권은 법원이 동양과 동양레저 등 5개 그룹 계열사의 법정관리를 결정했다는 소식이 나온 오전 10시 한때 9.33%나 급등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동양증권의 자기자본은 1조3천억원 수준인데 시가총액은 현재 2천926억원에 불과하다"면서 "이런저런 문제를 감안해도 충분히 싼 가격"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리스크에 비해선 예상되는 수익성이 높지 못하다며 섣부른 투자를 해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한 증권 담당 애널리스트는 "저평가됐다고 볼 수는 있겠지만 매각을 했을 때 매수자가 많지 않을 것으로 보여 가격대가 높게 형성될 개연성이 낮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오늘 법정관리가 개시되긴 했지만 (동양그룹 계열사가 보유한) 동양증권 지분 매각까지 시간이 상당히 소요될 수 있고, 회사채 및 기업어음(CP) 불완전판매 문제로 어느 정도의 후폭풍이 올지 전혀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동양증권을 사겠다고 나선 주체가 없는 상황이고, 우리투자증권이 이미 매물로 나와 있는 상황이어서 매력도가 떨어진다"고 말했다.

비슷한 이유를 들며 기회비용을 감안하면 동양증권 주식을 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조언한 전문가도 있었다.

그는 "실제 매각이 이뤄질 때까지 몇 년씩 걸리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면서 "현재 싼 가격인 것은 맞지만 이런 리스크를 감안할 때 투자 개념으로 갖고 가는 것은 좋지 않은 판단"이라고 충고했다.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hwangc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