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설계·기자재株 '폭삭'…가스·전력·태양광株 '들썩'
원자력발전 비중을 낮추는 걸 골자로 하는 국가에너지기본계획 초안이 나오자 14일 관련주들이 들썩였다. 원전 비중을 이명박 정부(41%) 때보다 줄어든 22~29%(2035년 기준)로 맞추자는 방안은 한국가스공사와 민자발전사 등 관련주 주가를 끌어올렸다. 태양, 풍력주들의 주가도 수직 상승했다.

◆민자발전사는 신고가 갈아치워

원전 설계·기자재株 '폭삭'…가스·전력·태양광株 '들썩'
증권업계에서는 이 계획의 최대 수혜주로 가스공사를 꼽았다. 가스공사는 설비자산 등에 비례해 영업이익을 보장받는 사업구조다. 가스 수요가 늘면 가스공사가 설비자산을 확대할 수 있게 되고, 영업이익도 그만큼 늘어난다.

이날 가스공사는 전 거래일보다 6.54% 급등한 6만1900원으로 마감했다. 윤희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원전 건설이 지연·축소되면 가스발전이 주로 대체하게 될 것”이라며 “과거 원전을 늘리겠다는 이명박 정부의 에너지기본계획이 이번에 정반대로 바뀌면서 가스공사가 호재를 맞았다”고 평가했다.

민자발전 종목들은 52주 신고가를 경신하는 등 훨훨 날았다. 비상장 자회사 SK E&S를 둔 SK는 4.33% 오른 20만5000원으로 마감하며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SK E&S는 2016년 초 가동 예정으로 경기 문산에 액화천연가스(LNG) 복합화력 2기를 짓고 있고 석탄화력발전소도 착공 예정이라, SK그룹은 2018년 민간발전에서는 최대 용량(6500㎿)을 보유하게 된다.

경기 포천에서 내년부터 LNG 민자발전 ‘포천파워’를 가동할 대림산업도 3.92% 오른 10만6000원으로 마감하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지역난방공사는 3.91%, 삼천리는 1.87% 올랐다.

◆한국전력의 미래는 요금 인상에

한국전력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한국전력은 원전 비중이 커지지 않으면 원가 부담을 지게 된다. 전기요금 인상에 대한 국민 저항이 강해 요금 인상이 쉽지 않은 점도 문제다. 반면 전기요금이 적기에 인상되면 한국전력은 불이익이 거의 없거나, 오히려 긍정적일 거라는 반론도 있다. 이날 한국전력 주가는 1.71% 올랐다.

◆풍력, 태양광 날아올랐지만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주 일부는 상한가를 쳤다. 풍력주 중에서는 용현BM과 현진소재가 가격제한폭까지 올랐고, 태웅은 10.79% 급등한 3만800원으로 마감하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동국 S&C는 6.32% 상승했다. 태양광주도 코스닥시장의 오성엘에스티가 상한가를 쳤고 웅진에너지가 7.97%, 신성솔라에너지가 7.79% 올랐다. 한화케미칼은 4.58% 오른 2만2850원으로 마감하며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웠고, OCI는 4.34% 상승한 19만2500원에 마감했다.

주가는 들썩였어도 에너지 기본 계획으로 인한 수혜는 크지 않을 거라는 게 증권업계의 평가다. 한편 원전 추가 건설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에 원전 관련주인 한전기술은 가격제한폭까지 떨어졌고 원전 기자재 업체 우진은 8.39% 하락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