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성장률 0%대 탈출…코스피도 오른다는데
지난 2분기 경제성장률이 9분기 만에 0%대 저성장 터널을 빠져나오면서 외국인 주식 매수세와 코스피지수에 우호적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진다.

증권업계에선 기업 이익이 늘어나면 성장률이 올라가고, 외국인 매수세가 확대돼 코스피지수도 상승한다는 게 상식이다. 우선 성장률과 기업이익은 거의 동행한다. 주가는 기대 내지 우려를 미리 반영하기 때문에 이들 지표보다 빨리 움직인다. 외국인 자금도 통상 주가가 바닥을 쳤다고 판단할 때 매수에 나서 성장률이나 기업이익보다 앞설 수 있다.

장희종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그러나 “실제 통계치를 비교해보면 성장률과 코스피지수는 동행 관계”라고 소개했다. 양 변수 간 상관계수는 0.78로 거의 같이 움직인다고 했다. 그는 “성장률은 해당 분기가 지나고 발표되는데, 이를 모르는 상태에서 먼저 움직인 코스피지수가 발표된 성장률과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고 말했다.

다만 2011년 중반부터 작년 중반까지는 성장률 하락세보다 코스피지수 하락세가 가팔랐다. 경제성장률은 2011년 3분기 연 3.4%에서 작년 2분기 연 1.5%로 낮아졌다. 2011년 1~8월 월간 단위로 전년 동기 대비 코스피지수는 20~30%씩 오르다가 그해 10월부터 작년 8월까지 계속 마이너스를 보였다. 유럽 재정위기라는 큰 변수가 성장률에 서서히 영향을 미치는 사이 증시는 이미 차갑게 식어버렸기 때문이다.

성장률과 기업이익도 같은 기간에는 상승과 하락이 엇갈렸다. 장 연구원은 “2011년 초반 기업회계기준이 국제회계기준(IFRS)으로 바뀌고 삼성전자 스마트폰 판매가 급격히 늘어나 성장률이 낮아지는 와중에도 기업실적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성장률과 직전 4분기 누적 상장사 영업이익 합계는 0.58의 상관계수를 나타냈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