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용사 - 연기금 '엇갈린 베팅' 승자는
박스권 장세에서 수급 영향력이 커진 국내 기관이 자산운용사와 연기금을 중심으로 정반대 매매 양상을 보이고 있다. 운용사는 주식을 주로 팔면서 저점 매수 기회를 노리는 반면, 연기금은 꾸준히 주식을 사고 있어 시장(주가지수)이 누구 손을 들어줄지 관심이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운용사는 7월 첫째주 821억원, 둘째주 1033억원, 셋째주 1307억원 등 3주 연속 순매도를 지속하고 있다. 이에 비해 연기금은 같은 기간 1090억원, 1492억원, 3311억원으로 매수 우위를 보였다.

지난 17일까지 국내 주식형펀드로 29거래일째 자금이 순유입됐다. 그러나 이 자금을 운용하는 운용사는 순매도 자세를 바꾸지 않고 있다. 서동필 IBK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지수 1800대 후반에서 매수하려면 2000까지는 어렵잖게 갈 것이란 기대가 있어야 한다”며 “2분기 실적 불확실성 등으로 운용사는 현금을 들고 좀더 싸게 살 수 있는 기회를 기다리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그러나 연기금이 갈수록 매수 강도를 높이고 있어 운용사가 기대하는 매수 타이밍이 올지는 미지수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외국인이 방향을 못잡는 사이, 단기투자자인 운용사와 장기투자자인 연기금의 샅바싸움이 치열하다”고 분석했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