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 초기 거래량이 적어 ‘말이 많은’ 중소기업 전용 코넥스시장에서 하루에 한 주도 거래되지 않은 종목의 주가가 상승, 또는 하락하는 사례가 나타나 눈길을 끈다.

태양기계는 지난 4일 이후 3거래일 연속 한 주도 거래가 성사되지 않았다. 그러나 주가는 직전일 종가 2635원에서 2150원으로 18.4% 떨어졌다. 8일 하루에만 14% 하락했다. 다른 코넥스 종목에서도 이런 사례가 빈발하고 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가격제한폭을 두고 있는 국내 주식시장 특성상 시장 흐름을 주가에 반영하는 제도가 필요해서 생긴 것”이라며 이를 ‘기세(氣勢)제도’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특정 종목에 호재가 생겨 팔자주문은 거의 없는데 사자주문이 몰려 매수호가가 전일 종가 대비 10%까지 올라갔다고 치자. 거래는 하나도 체결되지 않았다. 이 경우 가장 높은 매수호가를 가격에 반영하지 않으면 그 다음날 기준가격은 이틀 전 종가로 다시 굳어진다. 가격제한폭이 없다면 20%, 30% 오른 가격에도 매매가 체결돼 주가가 형성되지만, 가격제한폭 때문에 이런 일이 생겨날 수 있다. 중요 정보가 계속 주가에 반영되지 않으면 원활한 매매거래가 이뤄질 수 없어 기세제도를 두고 있다는 설명이다.

기세제도는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도 도입돼 있다. 코넥스시장도 코스닥 업무규정을 준용, 역시 기세제도를 쓰고 있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