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또 구조조정 바람부나
삼성증권 인력 최대 200명 감축 "올해 더  어렵다" 판단

자산기준 업계 3위인 삼성증권(39,350 -2.72%)이 그룹 관계사 전환 배치를 통해 인력을 100~200여명 줄이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올 들어 점포 축소와 통폐합에 집중하는 증권업계에 인력 구조조정 바람이 다시 불 수 있어 주목된다.

11일 삼성증권에 따르면 이 회사는 올해 증권업황이 작년에 이어 더 나빠질 것으로 판단, 인력을 100~200여명 줄인다는 목표 아래 관계사로 전출할 의향이 있는 직원들에 대한 수요조사를 벌이고 있다. 동시에 인력을 넘겨받을 여력과 의사가 있는 관계사가 어디인지 파악하고 있다. 이달 안에 전환 배치를 마무리짓는다는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삼성전자를 비롯 삼성생명 삼성화재 등 업황이 상대적으로 나은 회사 쪽으로 입사 5~13년 정도의 대리, 과장급 직원을 전환 배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들 관계사가 경력 채용 계획을 줄이는 대신 증권쪽 인력을 데려갈 수 있다는 얘기다.

삼성증권의 인력 감축이 처음은 아니다. 2011년 말엔 100명을 희망 퇴직시켰다. 작년 2월에는 홍콩법인에 대한 구조조정을 실시, 인력을 100명에서 20명으로 줄이고 한국물만 매매토록 했다. 삼성증권은 “희망퇴직은 일시적인 비용부담이 크고 사회적 여론도 좋지 않아 실시하지 않을 방침”이라며 전환 배치 배경을 설명했다.

삼성증권의 대규모 인력 감축은 올해 증권업황이 하반기로 갈수록 더 어려워질 것이란 판단 때문이다. 회사 관계자는 “세전 영업이익 목표가 자기자본이익률(ROE)의 10% 수준인 3000억원인데, 작년 2291억원 등 2년 연속 2000억원대에 머물렀다”며 “지난달까지 업황을 보건대 지금 몸집을 줄이지 않으면 어려움에 봉착할 수 있다고 봤다”고 말했다. 삼성증권의 순영업수익(매출 개념)은 2012회계연도에 9678억원으로 전년 대비 18.2%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2291억원으로 21.2% 줄었다. 문제는 올해 실적이 더 감소할 수 있다는 점이다.

10조원을 웃도는 보유 채권에서 나오는 이익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작년 7월 기준금리 인하로 보유채권 관련 이익이 전체 이익의 22%를 점하며 실적 감소의 버팀목이 됐지만 올해는 금리가 바닥권이기 때문이다.

증권업계 인력 구조조정이 다시 확산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2회계연도 증권사들의 순이익은 1조2408억원으로 전년 대비 44% 감소했으며 전체 62개 증권사 중 15개사가 적자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지난 1분기까지 동양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을 중심으로 인력 구조조정이 강력하게 진행됐다. 동양증권은 최근 1년 사이에 전체 임직원의 10%에 달하는 291명이 직장을 떠났다. 미래에셋증권도 229명에 달하는 인력을 줄였다.

증권업계는 최근엔 감원보다 점포 효율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대신증권과 우리투자증권은 올 들어 각각 20개와 7개의 점포를 줄였지만 인력은 그대로 유지했다. 그러나 하반기에도 증시가 살아나지 않을 경우 수익성 악화를 견디지 못한 증권사들이 감원을 고려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장규호/김동윤 기자 daniel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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